척추가 휘었다는데, 정말 수술 말고는 답이 없을까?

[노경문 성모센트럴마디척의원 전문의]

진료를 하다 보면 '아이 등이 휘어 보인다'거나 '자세가 안 좋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는 분들이 자주 계십니다. 특히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염려하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척추측만증입니다. 겉으로는 단순한 자세 문제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척추와 골반의 불균형을 유발하고, 경우에 따라 기능적 장애나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척추측만증은 말 그대로 척추가 좌우로 휘어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의학적으로는 척추 측면에서 봤을 때 'S자'나 'C자' 형태로 굴곡이 생기는 것을 말하는데, 단순히 뼈만 휘는 것이 아니라 주변 근육, 인대, 관절에도 영향을 미치며 체형 전체의 비대칭을 초래하게 됩니다. 특히 어린 시절 혹은 청소년기에 발병하는 경우에는 성장과 함께 변형이 점점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관찰과 적절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수술만이 답? 대부분 비수술 치료로도 충분
척추측만증의 치료는 환자의 나이, 측만의 각도, 증상의 유무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비교적 드물고, 대부분은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을 관리하며 진행을 억제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치료법 중 하나가 도수치료입니다.

도수치료, 손으로 교정하는 척추 균형
도수치료는 숙련된 치료사가 손으로 척추 주위의 뭉친 근육을 이완시키고, 관절의 정렬을 유도하며, 불균형한 체형을 개선하는 치료법입니다. 도수치료는 단순한 마사지와는 다르며, 척추의 움직임과 근육의 상태를 전문적으로 평가한 뒤 그에 맞춰 적용되는 '의학적 접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척추측만증 환자의 경우, 한쪽으로만 과하게 긴장되어 있는 근육과 반대로 약화된 근육을 교정하여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도수치료를 통해 단기간에 휘어진 척추 자체를 완전히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측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을 완화하고, 자세를 바르게 유지할 수 있는 근육을 강화하여 측만의 진행을 억제하고, 기능적 불균형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무엇보다 수동적인 치료에 그치지 않고, 바른 자세를 위한 운동 교육과 습관 개선이 병행될 때 더욱 효과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도수치료 시작 시기, 빠를수록 효과적
진료실에서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는 "도수치료는 언제부터 받아야 하나요?"입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척추 측만의 각도가 크지 않고 통증이 동반되거나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이 느껴질 때, 또는 수술 없이 관리가 가능한 상태일 때 도수치료를 적극 고려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성장이 진행 중인 청소년에게는 측만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성인에서는 자세 불균형으로 인한 근육통이나 피로감 개선에 유용합니다.

방치하면 악화, 조기 치료가 관건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척추측만증은 방치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병행된다면 수술 없이도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도수치료는 그중에서도 몸에 무리가 적고, 안전하게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으로 권할 수 있는 좋은 치료법입니다. 혹시 지금 척추 문제로 고민하고 계시다면, 수술보다는 먼저 도수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접근을 고려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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