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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지난 2023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서는 연쇄 이동이 일어났다. 2022년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좌절한 LG는 채은성이 한화와 6년 총액 90억원, 유강남이 4년 총액 80억원에 계약하면서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겼다.
분주하게 움직인 LG는 FA 포수 박동원과 4년 총액 65억원에 사인하면서 안방 공백을 메웠고 채은성이 떠난 1루수 자리는 외국인 거포 오스틴 딘을 수혈해 타선의 파괴력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 채은성은 LG에서 오랜 기간 외야의 한 자리를 지킨 선수이기도 했다. LG는 이미 외야에 김현수, 박해민, 문성주 등 주전으로 나갈 선수들이 즐비했다.
공교롭게도 채은성과 유강남이 정든 LG를 떠나자마자 LG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23년 정규시즌은 물론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한 LG는 마침내 1994년의 영광을 29년 만에 재현한 것이다. LG 선수들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하고 서로 부둥켜 눈물을 흘릴 때 채은성과 유강남은 남모를 '속앓이'를 해야 했다.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을 지켜본 유강남은 "LG는 내가 10년 이상 몸을 담았던 팀이다. 내가 떠나자마자 한국시리즈에 올라가서 우승까지 했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라면서 "하지만 지금 나는 롯데 선수다. '다음에는 우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라가자'라는 마음을 더 강하게 한다"라고 말했다.
채은성이 한화, 유강남이 롯데로 옮길 때만 해도 이들은 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채은성의 한화는 현재 리그 1위를 달리며 '태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83경기를 치른 한화는 48승 33패 2무(승률 .593)를 기록하며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KIA에 3경기차로 앞서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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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 우승을 향한 열망이 커진 상태. 채은성은 5일 고척 키움전에서 8회초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베테랑의 한방이 얼마나 위력적인지 다시 한번 증명했다. 올 시즌 80경기에 나와 타율 .290 82안타 13홈런 44타점을 남기며 한화 중심타선을 이끌고 있다. 채은성과 함께 중심타선에서 뛰고 있는 노시환이 타율 .225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채은성의 분투는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다.
롯데도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리그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롯데는 85경기를 치른 현재, 45승 37패 3무(승률 .549)를 기록하면서 단독 3위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해 타율 .191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어깨 수술까지 받았던 유강남은 올해 66경기에서 타율 .284 44안타 4홈런 21타점으로 나아진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롯데가 후반기에도 선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결국 안방을 지키는 베테랑 유강남의 활약이 있어야 한다.
포수는 역시 투수를 이끄는 리드는 물론 수비에서 빛을 발해야 하는 존재다. 롯데는 정보근, 손성빈, 박재엽 등 젊은 포수들도 존재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유강남의 '경험'이 필요할 수 있다.
과연 올해는 누가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가져갈 수 있을까. 채은성과 유강남 모두 '우승'이라는 두 글자와 인연이 없는 선수들이다. 2023년 LG가 29년 만에 한풀이에 성공한 것처럼 올해는 이들 중 누군가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는 순간과 함께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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