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2일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소상공인 등 영세 개인 사업자의 줄폐업이 법인 사업자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불황,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내수 부진이 역대급으로 장기화한 상황에서 최근 비상계엄·미국 관세 등 대내외 악재까지 겹친 탓이다.
정부는 민생 지원을 위해 20조원의 추가 재정 투입을 골자로 하는 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을 개시했지만 ‘다창업·다폐업’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구조적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자 폐업률은 9.04%로 전년(9.02%)보다 소폭 상승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9.38%) 이후 가장 높다.
폐업률은 가동사업자와 폐업자의 합계 대비 폐업자 수 비율을 뜻한다. 다시 말해 작년 한 해 영업을 한 사업자 중 문을 닫은 사업자의 비율이다. 폐업률은 2019년 10.28%에 달했지만 매년 하락해 2022년 8.22%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2023년 반도체 불황으로 경기·내수 부진이 심화하면서 다시 9%를 웃돌았다. 작년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수출도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사업자 폐업률은 오히려 더 상승했다. 수출 활황에도 계속된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2년째 폐업률이 상승하면서 작년 폐업자 수는 100만8천282명을 기록, 처음 100만명을 넘어섰다.
사업자 유형별로 보면 사업 규모가 영세한 간이사업자에서 일반(개인)·법인 사업자로 폐업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개인사업자 중 매출 규모가 작은 간이사업자 폐업률은 12.89%로 다른 유형의 사업자를 웃돌았다. 전년(13.04%)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2020년(11.93%)보다 높은 수준이다.
개인사업자 중 일반 사업자의 폐업률은 같은 기간 8.74%에서 소폭 8.77%로 악화했다. 법인 사업자 폐업률은 5.49%에서 5.80%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도 커피·편의점 등 생활 업종을 중심으로 폐업하는 사업자가 늘고 있다. 1분기 커피음료점은 9만5337개로 작년 동기보다 743개 줄어들었다. 대표적인 자영업 창업 업종으로 꼽히는 편의점(5만3101개) 역시 창업보다 휴·폐업이 늘면서 455개 줄었다.
이들은 팬데믹 때도 증가했는데 최근엔 내수 부진 지속에 비상계엄·미국 관세 등 대형 악재까지 겹치면서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