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구름많음 / 0.0 °
시티라이프 언론사 이미지

[BOOK] 유튜브 시대에 가이드북 쓰는 여자『쓰기 위해 또 떠납니다』

시티라이프 박찬은 시티라이프 기자(park.chaneun@mk.co.kr)
원문보기
13년 차 여행작가의 일상
취미와 일의 성공적인 이종결합


가이드북 대신 유튜브를 보며 여행하는 시대에도 꾸준히 가이드북을 써온 우지경 작가는 자신의 직업을 ‘세상의 아름다운 면을 글로 쓰는 일’이라고 말한다. 여행지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을 마주해보고 나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는 것.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면 피곤할 법도 한데, 그녀는 ‘아무리 일이라도 여행은 여행 그 자체로 즐겁다’고 이야기한다. 그녀는 가이드북을 동네 반찬가게에 비유한다. 취재부터 집필까지 하나하나 공들여 쓰고, 명소의 위치와 영업시간, 입장료 등을 수없이 확인하는 가이드 책은 마치 재료를 손수 다듬어 반찬을 만드는 일과 같다는 것.

출판사 산지니 제공

출판사 산지니 제공

대학 시절 첫 배낭여행을 계기로 여행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는 우지경 작가는 졸업 후 기업 홍보 마케팅팀에서 일하면서도 일간지 여행 기사를 놓치지 않다가 문화센터 여행작가 양성과정에 등록한다. 그리고 2년 후, 첫 책 『반나절 주말여행』을 출간했다. 이후 전업작가로『타이완 홀리데이』, 『괌 홀리데이』, 『배틀트립』, 『스톱오버 헬싱키』, 『리얼 포르투갈』 등 많은 가이드북을 펴냈으며 팬데믹 기간에는 에세이 『떠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을 펴냈다.

에세이『쓰기 위해 또 떠납니다』는 여행 유튜브가 점령한 시대에 그녀가 왜 여행 가이드북을 쓰는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가이드북을 쓰기 위해선 목차를 위해 분주하게 도시별 비중을 나누고, 국내외 자료를 뒤져 명소와 맛집, 쇼핑 장소를 정리해야 한다. 작가 자신의 취향은 접어둔 채 초를 다퉈 계획한 곳을 빠짐없이 방문하고, 돌발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여행기는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만큼 미루기 쉽다. 하지만 저자는 돌아오자마자 글을 쓴다. 여행 중에 만나는 현지인들의 작은 표현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덕분에 독자들은 패러글라이딩 3대 명소인 튀르키예 욀뤼데니즈의 풍경이 얼마나 환상적인지, 아직도 위험한 걸로 잘못 알려져 있는 코소보가 여행객에게 얼마나 다정한지, 독일 쾰른 대성당에 들어가기 전에 왜 일단 멀리서 한번 보는 것이 좋은지 쉽게 알 수 있다.

책 속엔 믿음직한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간접 여행하는 듯한 생생한 여행기는 물론, 여행작가가 된 과정, 팬데믹 과정에서 생존한 방법, 프리랜서 여행작가로 일상을 유지하는 법 등 실용적인 가이드 팁도 가득하다. 대부분 출판사 지원비 없이 취재를 떠나고, 때론 ‘이렇게 자주 여행 다니면 남편이 뭐라고 안 하느냐?”라는 황당한 질문을 받는 여행작가로서의 웃픈 현실도 담겨 있다.

여행은 주로 즐겁고 아름답지만 때론 불편하고 힘든 일이 된다.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여행의 시작은 계획부터’라는 믿음을 가진 저자 같은 이들이 없다면 노 계획 MBTI ‘P’인 나 같은 사람들이 책 한 권만 가지고 급하게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그녀는 오늘도 새로운 여행지를 발견하는 탐험가의 마음으로 책을 쓴다. 쓰기 위해 또 떠나는 그녀의 다음 행선지가 궁금해진다.


[ 박찬은 기자 사진 산지니]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88호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김주하 사기결혼
    김주하 사기결혼
  2. 2심형탁 신인상 수상
    심형탁 신인상 수상
  3. 3김아랑 은퇴
    김아랑 은퇴
  4. 4신민아 김우빈 결혼
    신민아 김우빈 결혼
  5. 5김주하 사기 결혼 전말
    김주하 사기 결혼 전말

이 시각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