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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환 소환 D-2…특검, 주요 순간마다 등장한 임기훈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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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해병 특검팀, 오는 7일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소환 조사
임기훈, 수사 결과 보고·이첩 보류 지시 전후 김계환과 통화
임기훈, 사건 당시 김용현·김은혜·이시원과도 수차례 통화
관성적 '현역 국방비서관' 회의론…국방비서관 문민화 여론 높아


2023년 삼정검 수여식에 참석한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왼쪽)과 윤석열 전 대통령(오른쪽) 〈출처=연합뉴스〉

2023년 삼정검 수여식에 참석한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왼쪽)과 윤석열 전 대통령(오른쪽) 〈출처=연합뉴스〉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 특검팀이 오는 7일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을 소환 조사합니다.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 수사를 시작으로 수사 외압 의혹의 몸통 격인 이른바 'VIP 격노설'을 본격 조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민영 특검보는 어제(4일) 브리핑에서 "(김 전 사령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나 대통령실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가 주된 조사 내용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발언은 특검팀이 이 사건에서 어떤 부분을 먼저 주목하고 있는지 좁혀볼 수 있는 발언입니다. 특검팀이 주목한 날짜는 김 전 사령관과 박정훈 대령이 처음으로 이 전 장관에게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한 2023년 7월 30일부터 해병대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넘긴 사건을 군검찰이 회수해온 8월 2일까지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 장관이나 대통령실이 김 전 사령관에게 어떠한 지시를 한 시점은 이 나흘 사이에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7월 30일 : 김계환·박정훈, 이종섭 전 장관에게 수사 결과 보고

7월 31일 : 02-800-7070 전화를 받은 이종섭 전 장관, 김계환 전 사령관에게 이첩 보류 지시

8월 2일 : 해병대수사단, 경북경찰청으로 사건 이첩 → 군검찰, 사건 회수

물론 이 나흘 이후에도 군검찰이 느닷없이 박 대령에게 '집단항명수괴' 혐의를 적용하고, 군검찰이 VIP 격노설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망상에 불과하다'면서 박 대령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이종섭 전 장관이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했다가 한 달도 안 돼 귀국한 사건은 물론 구명로비 의혹까지 수사할 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특검팀이 먼저 주목한 시기부터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출처=연합뉴스〉

지난해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출처=연합뉴스〉


김계환, 수사 결과 보고·이첩 보류 지시 전후 임기훈과 통화



채 상병 순직 사건 당시 해병대사령관이던 김 전 사령관은 박정훈 대령에게 처음으로 'VIP 격노설'을 언급한 인물로 지목됩니다. 정 특검보도 "(김 전 사령관을 소환하는) 다음 주부터 VIP 격노설 조사를 본격화할 예정"이라면서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특검팀은 소환에 앞서 김 전 사령관이 이 전 장관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하고, 이 전 장관에게 이첩 보류 지시를 받은 시점을 전후해 누구와 접촉했는지부터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김 전 사령관의 당시 통화기록을 확인했고, 중요한 시점에 임기훈 당시 국방비서관(현 국방대학교 총장)과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JTBC가 파악한 2023년 7월 30일 주요 통화·텔레그램·이메일 기록은 이렇습니다.

16:30 김계환·박정훈, 이종섭 전 장관에게 수사 결과 보고


17:30 박진희(이종섭 보좌관) → 김계환

17:39 박진희 → 임기훈

17:44 임기훈 → 박진희


17:49 박진희 → 김계환 텔레그램 "보고 내용이 안보실에도 보고돼야 할 것 같다"

18:00 임기훈 → 김계환

18:15 김계환 → 임기훈

18:45 안보실 대령 → 해병대수사관 소령 이메일 "수고했다. (자료를) 절대 이쪽에 전달했다는 이야기하면 안 된다"

정리하면 흐름은 이렇습니다.

김 전 사령관이 이 전 장관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하고,

→ 이 전 장관의 보좌관이 임 전 비서관(대통령실)과 통화를 주고받은 뒤에,

→ 그 보좌관이 김 전 사령관에게 텔레그램을 보내 대통령실에도 알리자고 하고,

→ 김 전 사령관이 곧바로 임 전 비서관(대통령실)과 통화를 주고받고,

→ 국가안보실 행정관(대통령실)에게 약식 자료가 전달됐습니다.

이 전 장관이 정식 절차를 거쳐 대통령실에 보고하기 전에 해병대수사단의 수사 결과가 (최소한 일부는) 대통령실로 전달됐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 날(2023년 7월 31일) 통화기록은 더 숨가쁩니다.

11:00 윤석열 전 대통령, 안보실·비서실 회의

11:54 02-800-7070 → 이종섭

11:57 박진희(이종섭) → 김계환 이첩 보류 지시

11:59 박진희 → 김계환

12:05 박진희 → 김계환

12:46 임기훈 → 박진희

12:50 임기훈 → 임종득

13:24 박진희 → 임기훈

14:07 박진희 → 임기훈

14:29 박진희 → 임기훈

14:42 임기훈 → 박진희

14:56 임기훈 → 이종섭

15:50 박진희 → 임기훈

17:00 김계환 → 임기훈

18:53 조태용 → 임기훈

20:33 김용현 → 임기훈

20:57 김용현 → 임기훈

이 수많은 통화의 흐름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오전 11시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안보실·비서실 회의에서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습니다.

→ (박정훈 대령이 들었다는 'VIP 격노설'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은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는 취지로 격노했고,

→ 이후 누군가가 대통령실 명의 전화(02-800-7070)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했습니다.

→ 이 전 장관은 그 전화를 받은 직후 김 전 사령관에게 이첩 보류 지시를 내렸고, 이후 임 전 비서관은 이 전 장관의 보좌관(박진희)과 이날만 최소 6번 전화를 주고받았고,

→ 그 사이 임 전 비서관은 임종득 당시 국가안보실 2차장, 조태용 당시 국가안보실장,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과도 통화했습니다.

물론 채 상병 순직 사건이 아닌 다른 통화였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검팀은 이 수많은 통화 가운데 상당수가 채 상병 순직 사건이나 수사 결과, 혹은 VIP 격노설과 관련된 통화였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국회 청문회에 참석한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오른쪽)과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왼쪽) 〈출처=연합뉴스〉

지난해 6월 국회 청문회에 참석한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오른쪽)과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왼쪽) 〈출처=연합뉴스〉


임기훈, 국방비서관 업무 범위 지켰나



지금까지 국방비서관에는 주로 육군 장성급 장교가 보직돼왔습니다. 대통령의 안보 정책을 보좌하고, 군과 대통령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당시 육군 소장(투스타)으로 국방비서관이 됐던 임 전 비서관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이후에 오히려 진급해 중장(쓰리스타)이 됐고, 지금까지도 국방대학교 총장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나온 통화기록만으로 임 전 비서관에게 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국회 청문회 과정에선 최소한 임 전 비서관이 당시 국방비서관의 업무 범위를 넘어간 행위를 한 것으로 강력하게 의심되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지난해 6월 21일 국회 청문회 문답을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이건태/더불어민주당 의원]

"임기훈 국방비서관과는 어떤 내용의 통화를 했죠?"



[유재은/국방부 법무관리관]

"임기훈 비서관은 전화가 와서, 경북(경찰청)에서 저한테 전화가 올 거라는 말을 해줬습니다. 그래서 그 부재중 전화가 경북일 거라고 예측하고 경북 경찰에 다시 전화한 것입니다."



[이건태/더불어민주당 의원]

"전화가 올 거다, 그러면 어떤 내용의 대화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것 아니에요."



[유재은/국방부 법무관리관]

"아니요, 그런 대화는 하지 않았고요. (임 전 비서관이) 전화가 올 것이라는 안내만 해줬습니다."



[이건태/더불어민주당 의원]

"그게 말이 됩니까."

이건태 의원의 질의로 나온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의 이 증언은 채 상병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가장 유력한 '대통령실 개입'의 증거로 평가됩니다.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이 국방부 법무관리관에게 전화해 '민간 경찰에게 전화가 올 것'이라고 말을 해줬다는 게, 정상적인 업무 범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해병대수사단이 사건을 경북경찰청으로 넘기고 군검찰이 회수해온 2023년 8월 2일의 주요 통화기록을 보겠습니다.

10:30 해병대수사단, 경북경찰청에 사건 이첩

12:07 윤석열 → 이종섭

12:14 임기훈 → 이시원

12:20 조태용 → 임기훈

12:28 조태용 → 임기훈

12:29 임기훈 → 이시원

12:43 윤석열 → 이종섭

12:48 이시원 → 임기훈

12:50 임종득 → 김계환

12:57 윤석열 → 이종섭

13:03 김계환 → 유재은

13:21 이시원 → 임기훈

13:25 윤석열 → 임기훈

13:42 임기훈 → 유재은 "경북에서 전화 올 것"

13:51 임기훈 → 조태용

13:51 유재은 → 노규호 "회수 3가지 협의"

14:16 임기훈 → 임종득

문자 빼고, 자잘한 통화 빼고, 주요 통화만 정리한 게 이 정도입니다. 흐름은 이렇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종섭 전 장관에게 전화하고,

→ 이시원 당시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임기훈 국방비서관과 수차례 통화하고,

→ 윤 전 대통령이 임 전 비서관에게 직접 전화한 직후에,

→ 임 전 비서관이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에게 "경북경찰청에서 전화 올 것"이라고 말하고,

→ 유 전 법무관리관이 노규호 당시 경북경찰청 수사부장과 통화한 뒤에,

→ 군검찰의 사건 회수가 시작됐습니다.

즉, 임 전 비서관이 유 전 법무관리관에게 전한 '경북경찰청에서 전화가 올 것'이라는 말은 군검찰의 사건 회수 과정에 대통령 혹은 대통령실이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강력한 정황 증거가 된 것입니다.

임기훈 전방위 통화기록…'군인 국방비서관' 적절한가



임 전 비서관의 통화기록은 더 있습니다. 이 전 장관이 김 전 사령관에게 이첩 보류를 지시하고(7.31), 사건이 이첩됐다가 회수된 날(8.2) 사이에 있는 2023년 8월 1일에도 임 전 비서관은 황유성 당시 방첩사령관, 김 전 사령관과 통화했습니다.

군검찰이 사건을 회수한 다음 날(2023년 8월 3일)에는 당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던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과도 두 번 통화했습니다. 김 의원의 통신기록이 잡힌 기지국은 당시 휴가 중이던 윤 전 대통령이 머물던 저도였습니다.

임 전 비서관은 이날 김 의원과 통화하기 전에 유 전 법무관리관과, 통화 후에는 박진희 이 전 장관 보좌관, 조 전 국가안보실장, 이 전 공직기강비서관, 김 전 사령관과도 통화했습니다. 이들 모두는 당시 통화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무관했던 것인지 물었을 때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의혹들이 불거진 직후부터 '군인 국방비서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군 출신이기 때문에 군과 대통령실 연결고리 역할을 잘할 것이라고 생각해 관성적으로 임명해왔는데, 오히려 군의 정보를 비공식으로 빼돌려 대통령실에 제공하고(예를 들면, 해병대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미리 확보하는 행위), 대통령실 비서관 직위를 이용해 업무 범위를 넘어가는 연락을 군에 전하고(예를 들면, 민간 경찰에게 전화가 올 거라고 국방부에 연락하는 행위), 국방과 관련 없는 수석·비서관들과 수차례 통화하는(예를 들면, 경호처장·공직기강비서관·홍보수석과 통화하는 행위) 등의 의혹입니다.

'현역 군인' 임 전 비서관은 국회 청문회와 국정감사, 박정훈 대령 재판 등에 수차례 증인으로 나와 "안보 사항이라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고 버텨왔습니다. 임 전 비서관의 말대로 당시 통화가 '안보 사항'이어서 군인답게 입을 열지 않고 버틴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잘못을 숨기기 위한 버티기였다면 특검팀의 수사를 통해 당시 수사 외압에 가담한 혐의 외에 이를 은폐한 혐의까지 함께 밝혀져야할 것입니다.

또 임 전 비서관 전방위 통화기록을 의심해온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선 특검팀의 수사와 별개로 국방부 장관이 문민화된 이 시점에, 이미 부작용이 드러난 '관성적 군인 국방비서관'도 함께 문민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유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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