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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도서관 vs 조용한 도서관 [활자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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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외 3명, '그래서 우리는 도서관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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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출판 담당 기자의 책상에는 100권이 넘는 신간이 쌓입니다. 표지와 목차, 그리고 본문을 한 장씩 넘기면서 글을 쓴 사람과, 책을 만드는 사람, 그리고 이를 읽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출판 기자가 활자로 연결된 책과 출판의 세계를 격주로 살펴봅니다.


대구 달성군 직장어린이집 원아들이 1일 달성어린이숲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대구 달성군 직장어린이집 원아들이 1일 달성어린이숲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공공장소는 민원과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여름철 지하철 냉방 온도가 대표적이죠. 같은 칸에서도 '덥다'와 '춥다'는 민원이 제기된다고 하니 난감할 노릇입니다. 서울교통공사에는 올 1~5월에만 28만 건이 넘는 지하철 냉난방 민원이 접수됐다고 합니다.

비슷한 민원에 사시사철 시달리는 곳, 다름 아닌 도서관입니다. 도서관도 적정 온도 민원이 만만치 않게 많은데요, 그보다 더 단골 민원이 있으니 바로 소음입니다. '시끄럽다'는 민원이지요. 도서관이란 자고로 조용해야 한다는 암묵적 규칙이 있기 때문이겠죠. 도서관의 적정 데시벨은 과연 얼마일까요.

신간 '그래서 우리는 도서관에 간다'에도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책은 이용훈 전 서울도서관장, 이권우 도서평론가, 이명현 천문학자, 이정모 펭귄각종과학관장 4명이 도서관의 의미와 미래를 주제로 진행한 대담을 담았습니다. 저자들은 4부 '소란하고 불온한 도서관을 위하여'에서 도서관이 "'시끄러워야 한다'보다는 '시끄러워도 된다' 쪽(이정모)"이라거나 "'광장'이면 좋겠다(이명현)"라는 의견을 피력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도서관이 지금처럼 엄숙한 공간으로 남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도서관 소음 민원을 제기하는 측은 수험생들이 많습니다. 도서관은 별도 비용 없이 오랜 시간 공부할 수 있는 유일한 공공장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신설하는 도서관은 열람실 규모를 줄이고 대신 강연이나 소모임이 열리는 커뮤니티 공간을 늘리는 추세다 보니, 이들의 민원이 더 빈번해지는 것이지요.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도서관의 중요한 기능입니다. 대안은 열람실과 두런두런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분리하는 거겠죠. 물론 공간의 여유가 있는 도서관을 충분히 만들어야 가능한 일일 겁니다. 갈수록 더워지는 여름, 아이부터 노인까지 마음 편히 이용하는 쾌적한 도서관이 많아지는 게 최고의 복지 아닐까요.

그래서 우리는 도서관에 간다·이용훈, 이권우, 이명현, 이정모 지음·어크로스 발행·252쪽·1만8,000원

그래서 우리는 도서관에 간다·이용훈, 이권우, 이명현, 이정모 지음·어크로스 발행·252쪽·1만8,000원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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