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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지식Q] 필리버스터 없는데, 8시간 넘게 연설을?

조선일보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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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원에 있는 ‘매직 미닛’ 덕분
의장·원내대표는 시간 제한 없어
“공화당은 이 ‘하나의 크고 지저분한 법안(One Big Ugly Bill)’을 우리의 목구멍으로 쑤셔 넣으려 하고 있습니다!”

하킴 제프리스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3일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 하원 본회의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 법안 표결을 앞두고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하킴 제프리스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3일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 하원 본회의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 법안 표결을 앞두고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3일 하킴 제프리스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 법안(One Big Beautiful Bill·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비꼬며 이렇게 말했다. 제프리스는 이 법안이 상원에 이어 하원 통과가 유력해지자 오전 4시 53분부터 오후 1시 38분까지 총 8시간 45분 동안 연설했다. 이는 2021년 케빈 매카시 전 공화당 원내대표의 8시간 32분 ‘밤샘 연설’을 뛰어넘는 하원 최장 기록이다.

사실 미국 하원에는 법안 통과를 방해하는 목적의 필리버스터(Filibuster·무제한 연설) 제도가 없다. 이는 상원에만 허용되는 것이다. 그런데 제프리스는 어떻게 장장 9시간 가까이 연설을 했을까. 바로 하원에만 있는 ‘매직 미닛(Magic Minute·마법의 1분)’ 전통 덕분이다.

의장과 양당 원내대표들에 한해 제한 없는 연설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아무리 오래 연설해도 1분간 말한 것으로 간주한다. 미국 정치에서 이들이 갖는 위상과 상징성을 감안한 것이다. 이 때문에 미 야당은 논쟁적인 법안에 대해 반대 뜻을 극적으로 표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매직 미닛’을 종종 활용해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제프리스의) 고조된 연설은 결과적으로 소용이 없었다. (법안 통과라는) 불가피한 현실을 잠시 미룬 것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 의회 역사상 역대 최장 발언 기록은 코리 부커 민주당 상원의원이 갖고 있다. 그는 올해 3~4월에 25시간 5분 ‘무박 2일’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마라톤 연설’을 했다. 특정 법안의 통과를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의 주인공은 1957년 스트롬 서몬드 전 민주당 의원이다. 서몬드는 당시 인권법 표결을 저지하기 위해 전화번호부 등을 읽어가며 24시간 18분 동안 연단을 지켰다.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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