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없는 섬'에서 주민 심정지…119 영상통화로 살렸다

[앵커]

배를 타고 1시간을 들어가야 하는 섬에서 한 남성이 심정지로 쓰러졌습니다. 구급대원도 없는 오지인데 119 구급대원이 영상통화를 걸어 주민에게 응급처치 방법을 알려주고, 주민이 가르쳐준대로 따르면서 남성을 살렸습니다.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마을회관에서 70대 남성이 쓰러졌단 119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주민들이 심폐소생술을 하는 중에 영상통화가 연결됩니다.

[{이렇게 생겼어요. 환자분. 지금 하고 있어요.} 지금 가슴 더 걷어보세요. 거기 아닌 거 같아요. 그 더 위쪽을 하셔야 돼요.]

충남 보령에서 뱃길로 1시간 떨어진 섬 '녹도'에서 지난주 벌어진 일입니다.

구급차도 없는 섬 지역.

심장 질환이 있어 당장 병원으로 옮겨야 했지만 한 대뿐인 헬기는 정비 중이어서 출동할 수 없었습니다.

구급대원은 심폐소생술 영상을 보여주면서 자세를 바로잡습니다.

[양쪽 젖꼭지 사이에 탄탄한 뼈 두 손 포개시고, 누르세요. 누르세요. 누르세요. 가슴 압박 누르세요. 팔꿈치 굽혀지지 않게.]

가슴에 자동심장충격기를 연결하고, 15분 동안 응급처치를 이어가던 순간.

쓰러진 남성이 얼굴을 찡그립니다.

[얼굴 찡그리네요. 멈추세요. 멈추세요. 얼굴 찡그리시네요. 깨워보세요. 눈 떠보시라고. {아저씨 눈 떠보세요.}]

구급대원 입에서 안도의 탄식이 터집니다.

[아~ 눈 떴어요? 됐어요. 의식 돌아오셨네. 가슴 압박 너무 잘하셨어요. 기억나시냐고 여기 어디냐고 한 번 물어봐요. {아저씨 여기 어디예요?}]

[최진주/충남소방본부 119구급상황관리센터 : 다행이다. 다 너무 기쁘다 했지만요. 녹도라는 특수한 지리적인 조건 때문에 그다음 절차를 밟아야 해서 긴장을 늦출 수는 없었습니다.]

[박애경/녹도 주민 : 무섭고 진짜 돌아가시나 했는데 호흡이 돌아와서 너무 다행이다 생각했어요.]

쓰러진 남성은 헬기를 타고 병원으로 옮겨져 건강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충남도청]

[영상취재 이우재 영상편집 박수민]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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