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착했을땐 이미 계엄 선포…북한 쳐들어왔나 생각했다"

[앵커]

저희는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국무위원들의 검찰 진술 내용도 확인했습니다. 장관들은 회의장에 도착했을 때 대통령이 이미 계엄을 선포하고 있었다, 북한에서 쳐들어왔다고 생각했다, 무척 놀랐다. 이렇게 진술했습니다.

박병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시간은 지난해 12월 3일 밤 10시 23분입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 선포를 논의하기 위해 국무회의를 열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실제 회의 시간은 5분에 불과했습니다.

이때문에 국무위원들 중 일부는 회의에서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도 몰랐습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제가 들어오고 대통령이 2~3분 후에 나갔다"며 "비상계엄인지 몰랐다"고 진술했습니다.

심지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회의장에 도착했을 땐, 윤 전 대통령이 이미 계엄을 선포하고 있었습니다.

박 장관은 국무회의 참석자 명단에 포함조차 안됐습니다.

박 장관은 "어안이 벙벙했다"며 "속으로 '북한에서 쳐들어 왔나'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나마 제시간에 도착한 국무위원 대부분은 윤 전 대통령의 일방 주장만 들어야 했습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회의장에 도착했을 땐 대통령이 혼자서 계속 말하는 중이었다"며 "당시 '계엄'이란 단어를 듣고 무척 놀랐다"고 진술했습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계엄 이야기를 듣고도 반대 의견을 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송 장관은 "최상목 장관은 친분관계가 있으니까 집무실 문을 열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정도"라며 "저는 대통령과 그 정도의 친분 관계가 없고, 그럴 용기도 없었다"고 털어놨습니다.

특검은 이같은 진술 등을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을 박탈한 것으로 보고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입니다.

[영상취재 홍승재 영상편집 류효정 영상디자인 김현주]

박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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