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이 4일 경북 포항의 포항 스틸러스 송라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입단 소감을 밝히며 환하게 웃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한 기성용(36)이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했으니 다시 뛰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당장 오는 19일 전북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첫 이적 데뷔전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기성용은 4일 포항 입단 미디어데이에서 "전북과의 경기는 중요하다. 특히 전북은 (잉글랜드 선덜랜드 시절 함께 했던) 거스 포옛 감독님이 계셔서 여러 가지로 제게는 특별한 경기가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오베르단 선수의 퇴장으로 미드필더가 부족한 건 사실이니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데뷔전을 치르게 된다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뛰고 싶은 마음이 무척 강한데, 제가 지금 처한 상황과 컨디션을 현실적으로 잘 고려해 판단하며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포항의 미드필더 오베르단은 직전 경기였던 지난달 29일 FC서울과의 21라운드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해 전북전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이로 인해 기성용의 출전이 점쳐진다. 박태하 포항 감독 역시 서울전이 끝난 뒤 기성용과 관련해 "몸 상태만 괜찮다면 투입할 생각이다. 경기에 나갈 상황이 된다면 언제든지 주전으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성용은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했고 열심히 훈련하며 준비했다"며 "몸 상태가 예전보다 훨씬 낫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 공백은 분명히 있어서 새로 들어간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지만, 올해 초만큼의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거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성용은 오는 9월 13일 예정된 울산HD와의 '동해안 더비'에서 '절친' 이청용과의 조우도 관심을 받고 있다. 기성용은 "많이 기대된다. 서울에 있을 때도 울산과의 경기는 특별했지만, 포항에서는 더 특별하니까 준비를 잘하겠다"며 "(이)청용이는 친구지만 선수로서 존경하고 기량이 좋은 선수니까 대비해야 할 것 같다. 라이벌전도 그렇지만, 청용이와 가까이 지내게 돼 얼굴을 자주 볼 수 있어서 그것도 제게는 기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는 10월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서울과의 경기도 주목된다. 최근 기성용이 서울에서 포항으로의 이적은 K리그를 뜨겁게 달궜다. 그는 "상암에서 원정선수로 경기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으니 이상한 기분이 들 것 같다"고 멋쩍게 웃었다.
앞서 기성용은 서울과 계약 만료를 불과 6개월 남겨 두고 포항으로 이적했다. 지난 10시즌 동안 서울에서 뛰며 서울 팬들로부터 '서울의 레전드' '서울의 원클럽맨'으로 불렸다. 그러나 서울 팬들은 구단이 레전드급 선수의 이적을 공식화하자 응원 보이콧을 하는 등 강한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기성용은 지난 4월 대전하나시티즌과의 경기에서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뒤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회복해서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등 주전 경쟁에서 밀린 모습이었다. 결국 은퇴를 고심했던 그는 더 뛰고 싶은 열망에 포항으로의 이적을 선택했다.
한편 포항은 이날 기성용 유니폼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오픈런' 현상이 벌어졌고 모두 품절됐다고 밝혔다. 포항 롯데백화점에서 운영 중인 구단 팝업스토어에서 준비한 기성용 유니폼 150개뿐만 아니라,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한 550개도 모두 팔려나갔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