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31일 회의 참석자, 관련자도 조사
'구명 로비 의혹' 임성근 전 사단장 다시 부를 듯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인 'VIP 격노설'을 다음 주부터 살펴본다. 수사 초반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4일 브리핑에서 "다음 주부터 이른바 'VIP 격노설' 관련 조사를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수사 외압 의혹이 촉발된 계기는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회의였고,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이 회의 이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혐의자에서 빠졌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당시 회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등 회의 참석자들과 회의 내용을 알 법한 인사들에 대해 다음 주 출석을 요구하겠단 방침이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회의에서 임기훈 국방비서관으로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하면서 수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동기로 작용했다는 의혹이다. 실제로 당일 대통령실 회의는 오전 11시쯤 열렸는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오전 11시 54분쯤 대통령실 명의로 알려진 '02-800-7070' 번호로 전화를 받은 뒤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경찰 이첩 보류 및 언론 브리핑과 국회 보고 취소를 지시했다.
'구명 로비 의혹' 임성근 전 사단장 다시 부를 듯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관련 구명 로비 의혹을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인 'VIP 격노설'을 다음 주부터 살펴본다. 수사 초반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4일 브리핑에서 "다음 주부터 이른바 'VIP 격노설' 관련 조사를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수사 외압 의혹이 촉발된 계기는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회의였고,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이 회의 이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혐의자에서 빠졌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당시 회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등 회의 참석자들과 회의 내용을 알 법한 인사들에 대해 다음 주 출석을 요구하겠단 방침이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가 2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진행된 현판식에서 제막 후 취재진 앞에 서 있다. 왼쪽부터 이금규·류관석 특검보, 이명현 특검, 정민영·김숙정 특검보. 연합뉴스 |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회의에서 임기훈 국방비서관으로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하면서 수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동기로 작용했다는 의혹이다. 실제로 당일 대통령실 회의는 오전 11시쯤 열렸는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오전 11시 54분쯤 대통령실 명의로 알려진 '02-800-7070' 번호로 전화를 받은 뒤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경찰 이첩 보류 및 언론 브리핑과 국회 보고 취소를 지시했다.
채 상병 특검은 'VIP 격노설'의 첫 수사 대상으로 7일 김 전 사령관을 조사한다. 그는 채 상병 사건 초동조사를 이끌었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처음으로 'VIP 격노설'을 전달한 인물이다. 박 대령이 군사법원에 제출한 36쪽짜리 진술서에 따르면, 김 전 사령관은 당시 "VIP가 격노하면서 바로 국방부 장관 연결하라고 했고, 전화로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하느냐'고 했다. 국방과 관련해 대통령이 이번보다 격노한 적이 없다고 한다. VIP가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고 적었다.
김 전 사령관은 그러나 그간 법정과 국회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해왔다.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이 지난해 12월 전역해 민간인 신분이 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군인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특검 조사에선 다르게 진술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이 2023년 10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뉴스1 |
특검팀은 수사 개시 첫날인 2일 임 전 사단장을 조사하는 등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임 전 사단장 구명 청탁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서 김 여사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져 있다.
임 전 사단장은 특검 조사에서 상당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정 특검보는 "임 전 사단장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전날 이종섭 전 장관과 김계환 전 사령관, 임성근 전 사단장 등 핵심 피의자들을 출국금지한 데 이어, 수사 외압 의혹에 연루된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경훈 전 조사본부장 직무대리 등 사건 관련자들도 출국금지 조치했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