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오겜’ 신드롬, 전 세계가 ‘인간성 부재’ 느낀 결과”

‘데뷔 30주년’ 이병헌, 부천국제영화제 ‘배우 특별전’ 참석
“‘케이팝 데몬 헌터스’ 쌍끌이 흥행 행복…K-팝 위력에 깜짝”

사진 I 스타투데이DB

배우 이병헌이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 시리즈에 대헤 “자극적이고 강렬하고 오락적이지만, 사회적·정치적·경제적인 이슈들이 다 녹여진, 현대의 축소판”이라고 평가했다.

이병헌은 4일 경기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이병헌 배우 특별전’ 기자회견에서 작품의 성공 비결로 “인간성의 부재를 전 세계 모두가 절실히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극중 잔혹한 서바이벌 게임의 주최자인 프론트맨으로 열연을 펼쳤다. 시즌1에선 특별 출연이었으나, 시즌 2·3에선 이정재와 함께 주연으로 활약했다.

이병헌은 “황동혁 감독은 천재적 이야기꾼이라 생각한다”며 “그 사람이 만들어낸 이야기여서 당연히 재미는 있었지만, 너무 실험적이어서 ‘쫄딱 망하거나 아주 성공하겠구나,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며 처음 대본을 받은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굉장히 한국적인 문화를 보여줌에도 문화와 언어가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사랑하게 재밌게 봐준다는 건 그들도 사회·정치적 이슈를 함께 공감하고 문제의식을 나누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오겜’ 전체 이야기의 가장 큰 주제이자 같이 논의해야 할 주제가 바로 ‘인간성’이다.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인간성의 부재를 절실하게 느끼고 있기에 그들도 푹 빠져서 작품을 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I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3 뿐만 아니라 그가 목소리 연기로 참여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도 넷플릭스 영화부문 글로벌 차트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병헌은 “몇 년 전 미국에 갔을 때 기획자들과 몇 번 미팅했다”며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건 알았지만, 소니 픽처스가 그것을 주제로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이 놀라웠다. 한편으로 작품이 공개됐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질지 의구심도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도 믿기지 않을 만큼 신나고 행복한 일”이라며 “케이팝의 현재 위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스레 놀라는 감정도 있다”고 했다.

이병헌은 미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 한국어판에서도 목소리 연기를 한다.

그는 “아직 아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거의 없다”며 “‘킹 오브 킹스’는 함께 극장에 가서 떳떳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불교 신자지만 종교와 관계 없이 좋은 이야기”라며 미소 지었다.

반면 한국 영화 위기론에 대해 “확실히 그렇다”면서도 “탈출구처럼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게 생겼다. 그것을 통해 우리가 얻게 되는 장점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모든 영화인의 꿈은 언젠가 할리우드에 가는 거였지만, 지금은 (할리우드에 직접 가야 하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어떤 나라에서든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내면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영화 이상으로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보일 기회가 생긴다. 그 성과 또한 어마어마하게 달라진다”고 했다.

더불어 “비록 극장이, 영화가 어려움 겪고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희망적인 생각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지난 3일 개막한 BIFAN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더 마스터: 이병헌’이란 이름의 특별전은 이날부터 13일까지 열리며 ‘공동경비구역 JSA’, ‘번지점프를 하다’, ‘달콤한 인생’ 등 그의 대표작 10편을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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