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코너 [김소연의 하소연] |
문원, 신지. 사진| 신지 SNS |
“언니 차라리 나랑 결혼해요.”
그룹 코요태 신지의 결혼 상견례 영상이 공개되자 한 팬이 남긴 애정 어린 외침이다.
일각에서는 12·3 비상계엄령도 국민들의 의견을 통합시키지 못하고 분열시켜 놓았는데, 신지의 결혼은 온 국민이 뜯어말리는 ‘대국민 통합’을 이룬 일이라는 평이 나온다. 여초 카페, 남초 카페, 온라인 커뮤니티, SNS까지 모두 한목소리로 외친다. “이 결혼하지 마요!”
스타들의 결혼 발표가 있을 때면 으레 찬반 의견이 따라붙는다. 객관적으로, 누가 봐도 아쉬운 상대를 결혼 상대로 소개할 경우조차도 대개는 ‘유유상종’ 혹은 ‘지팔지꼰’(자기 팔자 자기가 꼰다)이라는 비아냥이 따른다.
하지만 신지의 경우엔 결혼 반대를 하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이렇게까지 확고한 반대 목소리로 통합을 이루긴 쉽지 않아 보일 정도다. 심지어 비아냥이나 비판이 아니라 감정에 절절히 호소하며 “제발 안 된다” “다시 생각해 달라”며 애원하는 글이 더 많다.
지난 달 23일, 어느덧 40줄에 들어선 신지의 결혼 소식이 알려졌을 때 팬들과 대중은 모두 한마음으로 신지의 결혼을 축복하며 행복을 기원했다. 그러나 지난 2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문원과 코요태 멤버들의 상견례 영상을 기점으로 결혼 결사 반대로 여론이 흘러갔다.
고작 13분 남짓한 짧은 영상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6천여 명에 불과했던 신지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영상 공개 이틀 만에 1만 6천명을 넘어섰다. 조회수는 무려 344만뷰다.
해당 영상을 통해 문원은 이혼 사실과 더불어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처음부터 이 사실을 오픈하지 않고 신지와 만났었다는 점도 사람들의 분노를 이끌어낸 하나의 포인트였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영상에서 드러난 문원의 ‘태도’다. 문원은 전 부인을 언급할 때는 극존칭을 쓰면서도 신지를 언급할 땐 신지가 7살 연상에 대선배임에도 ‘지선이’, ‘이 친구’ 등 낮잡아 부르는 호칭을 사용했다. 또 이런 중요한 사안을 공개하는 어려운 자리임에도 츄리닝을 입으려 했었다는 말을 해 ‘기본적인 예의가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또 문원이 “지선이가 이렇게 유명한 사람인 줄 몰랐다”는 말을 수차례 되풀이해 ‘가스라이팅 시도 아니냐’, ‘전형적인 사기꾼들이 자주 하는 말들’, ‘한국에 코요태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벌써부터 깎아내리기를 하나’ 등의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영상 댓글에는 문원에 대한 수많은 의혹이 제기됐다. 문원이 양다리를 걸치던 중 혼전 임신으로 결혼을 했었다는 주장부터 문원 때문에 군 생활이 괴로웠다는 주장, 얼굴 마담으로 사기 부동산 영업을 했다는 주장 등이다.
신지가 코요태 멤버들에게 문원의 이혼 사실과 자녀가 있다는 것을 알렸다. 사진| 유튜브 |
문원은 논란이 일자 지난 3일 직접 입장문을 내고 “공인중개사 자격증 없이 중개사무소와 함께 부동산 영업을 했었다는 점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또 전 부인과 혼전 임신으로 결혼했던 것 역시 인정했다.
그러나 학창 시절 및 군 복무 시절 괴롭힘이 있었다는 주장과 과거 양다리를 걸쳤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문원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팬들의 마음을 다독이진 못했다. 이는 신지에 대한, 코요태에 대한 대중의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코요태는 한 세대를 상징하는 그룹이다. 1998년 데뷔한 뒤 28년간 자타공인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덕분에 신지는 ‘국민 여동생’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몇 안 되는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7080세대에겐 젊은 시절을 추억하게 해주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이콘이다. 그 언젠가의 행복했던 젊은 날을 떠올릴 때면, 자동으로 귓가에 BGM처럼 따라붙는 노래들. 그중 코요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
“내 어린 시절 우연히~”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OST ‘우리의 꿈’이 단 한마디 흘러나오는 것 만으로 1990년대, 2000년대 태어난 MZ세대들은 가슴이 두근거린다. 가슴이 벅찼던 어린 날, 그야말로 청운의 꿈을 품었던 소년시절의 표상이다.
코요태가 ‘대중픽’의 국민가수였던 만큼, 최애로 꼽지 않더라도 누구나 마음에 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지의 결혼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응원과 축복을 보냈던 이들이 한순간에 쌍심지를 켜고 ‘결혼 결사 반대’를 외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예비 신랑의 의혹 중 확인된 것은 자격증 없는 부동산 영업과 전 부인과 혼전 임신, 두 가지뿐이다. 그야말로 ‘무명’인 만큼 문원이라는 사람의 됨됨이는 충분히 알지 못하고, 알 길도 없다. 그러나 한 발 떨어져 이 논란을 지켜본 기자 역시 미안하지만 이렇게 외치고 싶다.
“언니. 이럴 거면 차라리 나랑 결혼해. 내가 잘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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