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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 숨어 "누구냐" 먼저 물어왔다…새 정부 첫 북한 주민 도보 월남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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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서부전선 하천서 지뢰 피해 남하
수풀에 몸 숨기고 있다 야간에 이동
접근한 군 작전 팀에 "누구냐" 물어
신원 밝히고 "안전하게 안내하겠다"


2023년 11월 28일 경기도 연천군 비무장지대(DMZ)에서 남측 감시초소(GP·오른쪽)와 북측 GP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연천=연합뉴스

2023년 11월 28일 경기도 연천군 비무장지대(DMZ)에서 남측 감시초소(GP·오른쪽)와 북측 GP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연천=연합뉴스


우리 군이 약 20시간의 작전 끝에 중서부전선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식별한 북한 주민 1명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 주민은 경기 파주와 연천 사이의 얕은 하천을 따라 남하하면서 주변에 매설된 지뢰를 피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주민 또는 군인이 육로를 통해 한국으로 넘어온 건 새 정부 들어 처음이며, 지난해 8월 북한 병사가 강원 고성 DMZ 동부 구역을 걸어서 내려온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4일 합동참모본부는 "3일 새벽 3, 4시경부터 경기 파주와 연천 사이 중서부전선 MDL 일대에서 비무장지대(DMZ) 감시장비로 미상 인원 1명을 식별했다"며 "군은 추적·감시를 통해 정상적 유도작전을 실시했고, 같은 날 오후 11시가 넘은 시점에 DMZ를 빠져나와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해당 인원은 민간인 남자로 알려졌다. 월남 동기와 세부 남하 과정 등에 대해서는 국가정보원과 통일부 등 관계기관에서 조사 중이다. 합참은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 주민은 DMZ 지형과 상황을 잘 알고 있고 귀순 의사를 가지고 남으로 내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합참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 주민인 건넌 중서부전선의 하천은 얕은 곳의 수심이 수십㎝에 불과하다. 하천은 육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뢰를 피하기 수월하다. 야간에 하천을 따라 내려와 낮 동안 MDL 인근 수풀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해가 진 후에 다시 이동을 시작한 것도 용의주도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군의 대응도 빛났다. 하천을 이용해 이동하거나 수풀에 몸을 숨기고 있는 경우 열상감시장비(TOD)에도 작은 점으로 표시돼 조금만 소홀히 해도 놓칠 수 있다. 하지만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감시·추적을 하는 동시에 작전팀을 투입했다. 우리 작전팀이 약 100m 인근까지 접근했을 때 북한 주민은 "누구냐"고 물었고, 작전팀장(중사)는 "우리는 대한민국 국군이다. 우리가 안전하게 안내하겠다"고 응답한 뒤 신병을 확보했다. 북한 주민이 몸을 숨기고 있던 지점에서 우리 군을 만나기 전까지 이동한 거리는 채 100m가 안 됐다고 한다.

합참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북한군의 DMZ 내 철책 및 지뢰 매설 등 전선 차단 작업을 실시한 곳은 아니다"며 "북한 인원의 월남 사실은 유엔군사령부에도 공유했다"고 전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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