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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료, 상폐심사 임박…거래소, '감마누 트라우마' 떨쳐낼까

필드뉴스 강현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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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료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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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뉴스=강현창 기자] 상장폐지 심사를 앞두고 있는 현대사료(구 카나리아바이오)에 대해 시장의 시선이 차갑다. 한국거래소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회생 가능성보다는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핵심 쟁점은 지배구조 불투명성, 반복적 작전 의혹, 시장 신뢰 회복의 어려움이다.

◇자본잠식 해소에도 남은 재무 불안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현대사료는 2023년 말까지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었다. 당시 자본잠식률은 386%에 달했다.

그러나 2025년 1분기 기준 자본잠식 상태는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자본총계는 835억원, 자본금은 188억원으로 자본잠식 요건은 충족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손금은 여전히 4339억원에 달하고 있어, 실질적인 재무건전성 회복 여부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다.


문제는 지배구조다.

회사의 최대주주는 뜰안채건설이다. 뜰안채건설은 현대사료의 전환사채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전환사채 인수 자금의 출처를 추적한 결과, 또 다른 특수관계사인 BSJ홀딩스와의 연결 정황이 확인된다.

뜰안채건설의 현대사료 전환사채 투자금 출처는 BSJ홀딩스다. BSJ는 현대사료와의 전환사채 거래 내역을 자산으로 계상하고 있다.


즉, 현대사료 → CB 발행 → 뜰안채건설 인수 → 뜰안채건설 → 회사채 발행 → BSJ 인수 → 자금 제공이라는 역구조가 성립한다. 뜰안채건설은 현대사료를 지배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실질적으로 BSJ홀딩스로부터 조달받았으며, 사실상 '페이퍼 지배회사'에 가깝다. 실제 뜰안채건설은 직원수 2명에 사무실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페이퍼 지배회사' 의혹과 자금 역구조

더 큰 문제는 배후의 BSJ홀딩스다.이 곳에는 쌍용차 관련 주가조작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직 회계사 출신 이준민 씨와 신재호 씨 등이 있다.


이 씨는 과거 엠제이비, 감마누, 제이스테판, 세미콘라이트 등의 기업에서 무자본 M&A, 전환사채 발행, 주가 부양 시도 등으로 주가조작 혐의에 연루된 바 있다. 현재도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처럼 CB를 이용한 자금의 우회 유입, 최대주주의 형식적 전환, 실질 자금출처의 불투명성은 모두 거래소의 상장적격성 판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질심사는 형식적 감사의견뿐 아니라, 경영의 투명성과 지속가능성, 자본시장 질서 훼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때문이다.

이 세력과 관련된 리스크는 더 있다. 이 세력이 관여해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기업 중 감마누가 한국거래소의 '역린'이기 때문이다.

감마누는 상장폐지 결정 이후 정리매매까지 진행되다가 법원의 결정으로 다시 상장을 유지하게 된 곳이다. 이런 사례는 거래소 역사상 감마누가 유일하다.

당시 감마누의 주가조작에 관여한 세력이 바로 이 씨다.

당시 감마누는 중국 인바운드 여행사업을 통해 일정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그 내용이 법원의 결정에 영향을 줬다.

하지만 당시 취재 결과 감마누의 인바운드 여행사업은 실체가 없었다. 당시는 싸드사태로 중국 관광객과 소매무역이 대부분 어려워진 상태였다. 당시 기자가 방문한 감마누의 여행 관련 사업장에서 만난 직원들은 매출이 없어서 힘들다던 상황이었다. 결국 감마누의 해명은 사실이 아니었다.

거래소 입장에서 역사적인 '굴욕'을 안긴 이준민 씨가 관여한 종목이 다시 상폐심사에 올랐다는 점은 소위 '설욕'의 기회가 생긴 셈이다.

◇반복되는 작전 전력, 거래소의 강경 기조

게다가 최근 대통령마저도 금융투자업계의 불공정거래를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는 점은 소위 '작전주'의 회생을 더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 직후 한국거래소를 직접 방문해 "불공정거래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불법적인 주가조작 행위는 단 한 번의 적발만으로도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규제 기조가 자본시장 질서 회복과 투자자 보호를 우선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한국거래소도 실질심사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는 분위기다. 최근 불성실공시기업과 작전 의혹 종목에 대해 정리매매 기간 최소화, 재심사 요건 상향, CB 발행 제한 등을 포함한 제도 개편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현대사료가 감마누와 같은 여지를 다시 한번 얻을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는 게 시장의 분위기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사료는 재무구조 개선과 신뢰 회복을 위한 외부 자금 유치가 어려운 구조라는 점에서, 실질적 회생 가능성 자체가 낮아보인다"며 "구조적으로 반복된 작전 의혹, 실질 지배력 불투명, 경영진의 개선 의지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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