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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15년③] '배민 2.0' 시대...치열해진 경쟁 속 '상생'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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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현 기자]

우아한형제들이 개발한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출시 15주년을 맞았다. 음식 전단지를 앱으로 옮기며 시작된 '플랫폼 배달 혁신'은 연 37조원 규모에 달하는 온라인 음식서비스 시장을 창출했다. 이들의 혁신은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반 서비스, 로봇 배달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으론 플랫폼 기업과 소비자, 자영업자, 라이더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상생하며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15돌을 맞은 배민이 변화시킨 생태계와 앞으로 바꿔 나갈 미래, 향후 과제 등에 대해 3부에 걸쳐 조망한다.<편집자주>


지난 2019년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은 4조7500억원이라는 국내 인터넷 기업 역사상 가장 큰 액수에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됐다. 전례 없는 엑시트로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외국계 자본에 의한 해외 유출이란 비판을 낳기도 했다.

그 사이 배달의민족이 독주하던 배달앱 시장은 강력한 라이벌 쿠팡이츠의 등장으로 치열한 경쟁 체제로 접어들었다. 배달 생태계 내에서 플랫폼의 상생을 요구하는 사회적 목소리도 더 거세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취임한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배민 2.0' 시대를 천명하며 배달의민족의 재시작을 알렸다. 2기를 맞은 배민은 과거의 성공 신화를 다시 한 번 실현할 수 있을지, 배민의 과제를 들여다봤다.

K스타트업의 새로운 가능성 보여준 5조 '빅딜'

지난 2019년 12월, 당시 국내 2위 배달앱 업체인 '요기요'를 운영하던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배달의민족 인수에 나섰다. 두 회사는 DH가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김봉진 창업자 등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13%는 DH 본사 지분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국내 배달앱 시장 1·2위 사업자의 빅딜은 업계를 뒤흔들었다. 이듬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달앱 시장 독과점을 우려해 DH에게 배민을 인수하는 대신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조건부 승인을 내렸다. 결국 요기요는 2021년 GS리테일 컨소시엄에 8000억원에 매각됐다.


당시 인수는 국내 스타트업 업계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됐다. 기업공개(IPO) 외에는 뚜렷한 엑시트 방법을 찾지 못하던 국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대규모 엑시트가 가능하다는 것을 배달의민족이 몸소 보여줬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 당시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에 엑시트한 사례가 거의 없는데 배민이 물꼬를 튼 계기가 됐다"며 "대형 엑시트의 경우 다른 스타트업의 길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강력한 라이벌 '쿠팡이츠'의 등장과 위기감 속 출범한 '배민 2.0'

이후 주인이 바뀐 배달의민족은 배당금과 자사주 소각 등의 명목으로 영업이익의 상당한 부분을 모기업인 DH에 보냈다. 지난 2023년 영업이익 약 7000억원 가운데 DH에 배당금 명목으로 4127억원을 지급했고, 지난해에는 딜리버리히어로가 보유한 자사주 약 5372억원을 취득해 소각했다.


이런 배민의 행보가 국내 재투자 감소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 사이 배민의 경쟁자는 요기요에서 쿠팡이츠로 바뀌었다. 쿠팡이츠는 1400만 충성 고객을 거느린 '와우멤버십'을 앞세운 모기업 쿠팡의 대대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무료 배달 서비스를 펼치며 단숨에 업계 2위 자리를 탈환했다.

/ 사진=우아한형제들, 쿠팡이츠 제공

/ 사진=우아한형제들, 쿠팡이츠 제공


쿠팡이츠는 2위 자리에 만족하지 않았다. 이들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할인 혜택, 전국적인 무료 배달 서비스를 앞세워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올해 1월 처음으로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지난 5월에는 1125만명을 기록했다. 반면,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MAU 2229만명을 기록, 전월 대비 0.5% 감소세를 나타냈다. 배민이 주춤하는 사이, 쿠팡이츠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흐름이다.

배달의민족 역시 지켜만 보고 있는 건 아니었다. 'B마트'와 '배민스토어'를 확장하고 구독제 서비스 '배민클럽'을 출시해 외부 제휴를 통한 멤버십 강화 전략을 펼치며 쿠팡이츠의 도전에 대응했다.


하지만 서로 수를 겨루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올 1월, 배민은 김범석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했다. 김 대표는 취임 두 달 뒤,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배민 2.0 TF'를 출범시켰다. 내부 조직 문화 개선과 서비스, 기술 강화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의지였다. 확고한 정상을 지키기 위해선 고객과 경험, 기술, 서비스라는 네 가지 부분에서 배달 서비스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김범석 대표는 '배민 2.0' 선언과 함께 "지금이 가장 위험하고 힘든 순간으로, 재정비와 만반의 준비를 해 정상을 향해 달려야 한다"며 "명확한 고객 경험과 앞서가는 기술로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민 2.0 생태계, 소상공인·라이더 '상생' 통해 더 단단하게

배민 2.0 시대를 맞이한 배민의 선결과제로는 '상생'이 꼽힌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입점 업주들과의 상생을 위해 입점 업체 단체 등과 상생 협의체를 구성했다. 그간 중개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여론을 수용, 업주들과 머리를 맞대 부담을 감소시킬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그 결과 배민은 입점 업체의 매출 규모에 따라 최저 2%에서 최고 7.8%의 중개 수수료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매출액이 적을수록 중개 수수료를 더 적게 부과해 입점 업체들의 비용 부담을 낮춘 것이다.

최근 배민은 입점 업주 단체들과 상생 방안 중간 합의안도 발표했다. 1만원 이하 주문 건에 대해 업주가 배민에 내야하는 중개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1만~1만 5000원 주문건에 대해서도 중개 수수료를 차등 지원하는 게 골자다.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주문금액이 낮아질수록 업주 부담액 비율은 높아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중간 상생안을 비롯한 다양한 상생 방안에 대해 3년간 최대 3000억원 규모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배민은 입점 업주들과의 상생을 통해 배달 생태계를 강화하고, 이를 1인 가구 공략 등 시장 확장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배민은 1인분 주문 시 최소주문금액을 없앤 '한그릇'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소량의 음식을 주문하려는 이용자들이 금액을 맞추기 위해 메뉴를 추가하거나 양을 과하게 주문하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다. 이용자들은 1인분 주문을 금액 부담없이 주문할 수 있고, 1인분 메뉴를 내놓으려는 업주들은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게 만들겠다는 게 배민의 전략이다.

김범석 대표는 "이번 중간 합의안으로 입점 업체의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계기를 만들게 됐다"며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소액주문에 대한 지원으로 소비자에게는 편리함과 혜택을, 업주에게는 주문수 확대와 부담 완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민은 배달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라이더와의 상생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고 있다. 라이더의 안전을 위해 하남 라이더 스쿨을 개관, 운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전문 기구 '안전경영위원회'를 출범해 라이더 안전 지원 프로그램과 캠페인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구축했다. 또 장마나 폭염에 대비할 수 있는 기능성 의류인 '라이더웨어'를 출시하는 등 장시간 배달 시에도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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