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핵심 필승조 전상현(29)의 최근 경기가 그렇다. 공격적으로 타자들을 몰아붙이고, 마치 ‘칠 수 있으면 쳐라’는 식의 기백으로 공을 던진다. 타자들도 용감하게 응전하지만, 결과는 전상현의 승리다. 그렇게 유유히 자신의 책임 이닝을 마무리하고 더그아웃으로 향한다. KIA 팬들이 너무 짧게 봐서 아쉬울 정도다.
전상현은 1일과 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 등판해 모두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최근 좋은 기세를 이어 갔다. 공교롭게도 1일과 3일 경기 모두에서 구원승을 챙겼다. 전상현이 상대 공격을 한 템포 막아놓으면, 그 다음 이닝에 타자들이 점수를 내 리드를 잡았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투구 수다. 전상현은 1일 광주 SSG전에서 1이닝 동안 딱 8개의 공을 던졌다. 그리고 3일 광주 SSG전에서도 9개의 공으로 1이닝을 정리했다. 보통 좋은 투수들이 1이닝당 15개 정도의 공은 던진다는 것을 고려하면 전상현의 효율성은 으뜸이었다. 등판이 잦은 불펜 투수의 특성상 이닝당 투구 수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한데 전상현은 상대 타자들이 깊이 생각할 겨를도 주지 않고 순식간에 이닝을 해치우고 있다. 19경기 동안 이닝당 투구 수는 11.8개에 불과했다.
투구 수가 적다는 것은 벤치에게 꽤 큰 선택의 폭을 제공한다. 불펜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 한 타자를 더 갈 수 있는 여지를 주기 때문이다. 전상현은 최근 19경기에서 멀티이닝 소화가 5차례 있었다. 그런데 이 5차례의 등판 중 3번은 멀티이닝을 소화에도 투구 수가 20개 이하였다. 전상현의 구위가 돌아왔다는 것, 그리고 자신감을 모두 읽을 수 있다.
시즌 초반에는 다소 부진했다. 평균자책점이 5점대에서 놀았다. 매 시즌 한 차례 고비가 오는 유형이기는 한데 올해는 그게 초반에 몰아서 왔다. 곽도규의 부상 이탈로 KIA 불펜이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전상현까지 부진하자 전력이 크게 헐거워졌다. 스스로도 책임을 통감했다. 그러나 준비는 잘못되지 않았다. 묵묵하게 자신의 루틴대로 경기를 준비했고, 성적은 늦게 않게 점차 자신의 평균을 향해 가고 있다.
그런 전상현은 올해 16홀드를 기록 중이고, 개인 통산 100홀드 고지도 밟았다. KIA 구단 역사상 첫 100홀드 달성 선수였다. 하지만 여기서 그칠 생각은 없다. 앞으로 보직이 승격되는 등 여러 가지 변수는 열려 있으나, 지금 상황이 유지된다면 구단 역대 홀드 1위는 물론 리그 전체 홀드 1위도 노려볼 만한 꽤 역사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
현재 리그 역대 홀드 순위표에서 전상현보다 앞서 있는 선수는 18명이다. 이중 진해수(롯데), 김진성(LG), 김상수(롯데), 구승민(롯데), 한현희(롯데), 우규민(KT), 정우영(LG), 주권(KT), 노경은(SSG)까지 8명이 현역이다. 다만 앞선 선수들은 상당수가 30대 중·후반, 심지어 40대의 노장 선수들이다. 한현희와 정우영이 그나마 젊은 축에 속하지만 근래 들어 홀드를 쌓는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역대 1위 안지만(177홀드)과 차이는 77개. 순위가 휙휙 바뀌는 것은 아니겠지만, 110홀드에서 120홀드 사이에 많은 선수들이 몰려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전상현의 순위 상승이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시기도 곧 찾아올 전망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