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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N은 삼성보다 메리츠… 하반기는 日 국채·엔화로 공략

조선비즈 강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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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메리츠증권이 이달 일본 국채 10년물을 역으로 3배 추종하는 상품을 포함한 4종의 관련 상장지수증권(ETN)을 출시한다. 일본의 금리 인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2021년 ETN 상품을 처음 선보인 메리츠증권은 지난 5월 삼성증권을 꺾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2일 기준 메리츠증권 ETN의 지표가치 총액은 2조5792억원으로 삼성증권(2조3175억원), 신한투자증권(2조1616억원), 한국투자증권(2조638억원), 미래에셋증권(1조4470억원) 등을 앞서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번 ETN 출시를 통해 일본 국채 가격 하락에 베팅하면서 동시에 엔화 가치 상승(환노출형)으로 인한 이익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ETN 시장에서 일본 국채 투자 상품은 최초다.

ETN은 특정 자산이나 자산 지수의 등락률을 추종하는 상품으로, 증권사가 자사의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한다는 점에서 자산운용사의 ETF와 차이가 있다. 현재 ETN 시장은 ETF 시장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최소 5개 종목만으로 기초지수 구성이 가능하고 실물 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유형의 상품을 출시하기에는 증권사의 ETN이 유리하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메리츠 인버스 일본 국채 10년’, ‘메리츠 인버스 3X 일본 국채 10년’, ‘메리츠 일본 국채 10년’, ‘메리츠 3X 레버리지 일본 국채 10년’ ETN 출시를 위해 한국거래소로부터 예비심사를 받고 있다. 심사에 통과하면 이달 30일 출시될 예정이다. 초기 발행액은 각각 100억원씩 총 400억원 규모다.

메리츠증권은 당초 일본 국채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N을 중심으로 상품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행 규정상 인버스 상품은 정방향 ETN이 함께 출시돼야 한다.


현재 상장지수상품(ETP) 시장에서 일본 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은 한화자산운용의 ‘PLUS 일본엔화초단기국채’ 상장지수펀드(ETF)가 유일하다. 중장기 일본 국채 기준으론 ETF·ETN 시장 통틀어 이번 상품이 처음이다.

일본 중앙은행(BOJ)은 올해 1월 기준금리를 0.5%로 인상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지난달 17일까지 3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으면서 연말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0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7% 오르며 2023년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쌀류는 같은 기간 102% 폭등했다.


BOJ는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달 “실질 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에 있으므로, 경제와 물가 상황의 개선에 따라 정책 금리를 계속 인상하고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조선DB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조선DB



이러한 상황 속에서 메리츠증권은 최근 일본 장기채의 금리 변동성이 커진 점에 주목했다. 3일 기준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1.44%지만, 30년물은 2.96%로 두 배 이상 높다. 미국 국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4.25%, 4.79%로 차이가 크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 한국의 경우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각각 2.82%, 2.72%로 오히려 30년물 금리가 더 낮다.

조민암 메리츠증권 ETP트레이딩팀장은 “다른 나라와 달리 일본 국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 차이가 큰 것은 미래의 금리가 그만큼 더 오를 수 있다는 시장의 예상이 내포된 것”이라며 “BOJ가 내년까지 1% 수준으로 금리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러한 시장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만한 상품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관련 ETN 출시를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ETN 4종은 환 노출 상품인 만큼 투자 방향과 상관없이 금리 인상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모두 관련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 초단기채에 투자하던 투자자는 ‘메리츠 일본 국채 10년’ ETN에서 기준금리보다 1% 이상 높은 이익을 챙기면서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 다만 이번 상품은 분배금이 따로 없고 매매차익에 15.4%의 배당소득세가 적용된다. 또 연 이익 2000만원 초과 시 금융소득종합과세로 묶여 고액 투자자에겐 불리할 수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번 출시 상품까지 포함해 올해 들어 10개의 ETN을 출시하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는 올해 발행된 전체 ETN(50개)의 20%를 차지한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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