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차녀 서호정, 오설록 입사…후계 구도 변화 신호탄 되나

사진=아모레퍼시픽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의 차녀 서호정 씨가 그룹 계열사 오설록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며 본격적인 경영 수업에 돌입했다. 장녀 서민정 씨가 장기 휴직 중인 상황에서 차녀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그룹 후계 구도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호정 씨는 7월 1일 부로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자회사인 오설록의 제품개발(PD)팀에 신입사원 자격으로 입사했다. 1995년생으로, 미국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별다른 사회 경험이나 경영 참여 없이 지내온 만큼 이번이 첫 실무 경력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서경배 회장의 차녀 서호정 씨가 2025년 7월 1일자로 오설록 PD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현재 근무 중"이라며 "제품 개발과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며 실무 경험을 쌓아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장녀 서민정씨는 1991년생으로, 같은 코넬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베인앤컴퍼니를 거쳐 2019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했다. 뷰티영업전략팀과 럭셔리 브랜드 마케팅 부서를 두루 거치며 후계자 수업을 받아왔지만, 2023년 7월부터 회사에 휴직계를 제출하고 장기 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민정씨는 2020년 보광창업투자 홍석준 회장의 장남과 결혼했으나 8개월 만에 이혼한 바 있다.

서 회장은 민정씨의 이혼 이후인 2023년 5월 차녀 호정씨에게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67만2000주와 우선주 172만8000주를 증여했다. 이후 호정씨는 일부 지분을 매각해 증여세를 납부했고, 현재 지분율은 2.55%다. 이는 민정씨의 보유 지분율(2.75%)과 0.2%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그룹 후계 구도가 장녀 중심에서 차녀로 옮겨가는 전환점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호정 씨가 첫 실무 무대로 선택한 오설록은 아모레퍼시픽의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핵심 브랜드로, 경영 수업의 상징성도 적지 않다.

그룹은 아직 공식적인 승계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내부에서는 점진적인 준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서호정씨는 현장에서 다양한 실무를 담당하며 경험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미정 기자 cer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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