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체 악취 괴로워" 러브버그 뒤덮인 계양산…정부 결국 퇴치 나섰다

30일 오후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에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무리가 대량 출몰한 가운데 계양구청 공원녹지과 산림보호팀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2025.6.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스1

정부가 인천 계양산에 대량 발생한 붉은등우단털파리(일명 러브버그) 퇴치에 나섰다. 러브버그 외에 다른 곤충이 대량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대응체계도 강화한다.

환경부는 러브버그 대량 발생으로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인천 계양산에 방제 및 사체 처리를 위한 현장대응 인력과 장비를 지원한다고 4일 밝혔다.

러브버그는 중국 남부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는 외래종이다. 2015년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2022년을 기점으로 매년 6~7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발생하고 있다. 올해는 인천 계양산에 대량으로 발생해 시민 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에 환경부는 본부와 국립생물자원관, 한강유역환경청,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등 소속기관의 직원 37명을 이날 현장에 투입했다. 10여명의 인천 계양구청 방제인력과 협업해 송풍기, 포충망, 살수장비 등으로 방제작업을 실시했다.

방치된 러브버그 사체가 악취를 발생시켜 주민 불편을 야기하는 점을 감안해 대대적인 수거 작업에도 나섰다.

러브버그를 포집하기 위한 광원 포집 장비 3기도 현장에 추가 적용한다. 러브버그가 빛에 유인되는 습성을 이용한 포집 장치다. 지난 2일 국립생물자원관은 현장 테스트 중인 광원 포집 장비 4기를 계양산에 긴급 설치했으며 러브버그 포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올해 다른 곤충도 대발생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해 지자체와 연계한 대응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러브버그 외에 대벌레, 동양하루살이, 미국선녀벌레, 깔따구 등은 7월 이후에도 대발생 가능성이 잠재된 곤충이다.

지난해부터 '환경부-서울시-국립생물자원관' 협업 체계가 운영 중이며 여기에 인천시와 경기도, 관련 기초지자체를 포함할 예정이다. 환경부에는 24시간 가동하는 대책반을 마련했다.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의 참여를 통해 최신 연구결과의 현장 적용을 조기 적용할 방침이다.

곤충 대발생과 관련한 중장기 연구·개발(R&D) 투자도 늘린다. 최근 기후위기로 인한 생태계 변화가 곤충 서식지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인공지능(AI) 활용 곤충 대발생 예측 및 방제 기술 개발' R&D를 확대할 예정이다.

친환경적이면서 각 종 특성에 맞는 방제기법을 확보하는 기술과 장비에도 투자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향후 우리나라에 도래할 가능성이 높은 곤충들에 대해서도 목록화할 계획이다.

국민 생활에 불편을 야기할 수 있는 곤충을 관리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도 마련한다. 현재 러브버그를 비롯한 대발생 곤충은 관리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지자체에 대한 각종 지원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전문가,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 논의를 통해 법정 관리종 지정과 체계적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태오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올해 곤충 대발생 상황이 매우 심각하고 기후변화 영향으로 생태계 불확실성이 심해지는 추세"라며 "대발생 초기부터 지자체와 협력해 대응하고 환경부 인력과 장비 및 긴급 방제 예산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