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은 지난 6월 '배민 온리' 전략을 추진하며 쿠팡이츠 철수를 예고했으나, 협약 일정이 연기되면서 현재는 기존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공공배달앱 '땡겨요', 자사앱 등에서 주문을 받고 있으며, 단독입점 여부는 가맹점주 의견 수렴 후 추가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촌치킨의 자사앱 기준 배달비는 3000원 수준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주문 채널이 제한되는 불편함은 이미 시작됐고, 가격이나 혜택 면에서는 체감할 만한 변화는 없다. 점주 보호를 위한 선택이라지만, 소비자 편익과의 균형은 여전히 미비하다.
이외에도 bhc는 자사앱 배달비 3000원, BBQ는 무려 4000원을 부과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자사앱을 이용하면 할인 쿠폰과 이벤트 등 소비자 혜택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실제로는 신규 회원 대상의 조건부 쿠폰이 대부분이고, 적립금이나 혜택 수준도 기존 배달앱과 비교해 뚜렷한 차별성을 갖기 어렵다. 앱 자체의 이용 편의성도 낮은 경우가 많아 소비자 이탈률도 높은 편이다.
더욱이,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일부 할인을 제공한다 해도 기본 메뉴 가격 자체가 인상된 상태이며, 배달비까지 고려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전체 금액은 여전히 높다. 할인 혜택보다 전체 가격이 부담되는 구조다. 수수료 절감이 이뤄졌다면, 소비자 가격에도 반영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도 혜택이 충분하고 실질적이라면 굳이 자사앱 이용을 강제하거나 배달앱에서 철수할 이유는 없다.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옮겨갈 만한 가치를 제공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오히려 선택권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물론 점주 보호는 필요하다. 점주 입장에서 배달 플랫폼의 과도한 요구나 간섭이 있다면, 분명 개선돼야 할 문제다. 그러나 그 보호가 소비자의 희생을 전제로 한다면, 이는 상생 전략이 아니라 전가 전략에 가깝다.
수수료가 절감됐다면 소비자 가격에도 변화가 있어야 하며, 자사앱을 이용할 때는 그에 상응하는 혜택이 제공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수수료는 줄었고 본사의 마진은 유지되거나 늘었을 수 있으나, 소비자는 여전히 치킨 한 마리에 3만원을 지불하고 있다.
업계는 점주, 본사, 배달 플랫폼 간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에 비해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여전히 구조 밖에 놓여 있다. 브랜드 충성도는 제품의 맛 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구매 과정에서의 합리성과 납득 가능한 가격, 선택권 보장이 함께 이뤄질 때 소비자는 다시 지갑을 연다.
가격 상승 그 자체가 비난의 대상은 아니지만 그 상승의 배경이 소비자 입장에서 설명되지 않고, 실질적 혜택도 주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구조적 부담을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셈이다. 유통 구조의 효율성보다 우선돼야 할 것은 신뢰 구조의 회복이다. 지금 치킨업계가 외면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균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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