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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연봉 1300억원 인재 쟁탈전

조선일보 이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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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일러스트=이철원


요즘 실리콘밸리의 최대 화제는 오픈AI와 메타 간에 벌어진 인재 쟁탈전이다.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에 뒤늦게 뛰어든 메타가 사내에 초지능(ASI)팀을 만들고 오픈AI의 핵심 개발자 8명을 빼 가면서 양측 공방에 불이 붙었다.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은 몸값이었다. 첫해 연봉이 1억달러(약 1360억원)라고 한다. 천재 1명이 1만명을 먹여 살린다지만, AI 시대 빅 브레인(천재급 인재)의 몸값은 하늘을 뚫는다.

▶산업화 시대엔 공장 지을 시간이 없어 M&A(인수·합병)를 했다. AI 시대엔 사람 키울 시간이 없어 M&A를 한다. 인수(acquisition)와 고용(hire)의 합성어인 ‘어크 하이어(acq-hire)’란 신조어가 나온 것도 그 때문이다. 메타는 스케일AI의 창립자와 연구원들을 데려오려 143억달러(약 20조원)를 주고 기업을 통째로 사들였다. 2014년 구글이 영국 ‘딥마인드’를 인수하고 창업자 데미스 허사비스 등 3명을 영입한 사례는 유명하다. ‘알파고’를 개발해 구글을 일약 AI 시대의 선두 주자로 끌어 올린 것이 이들이었다.

▶인재는 뽑는 것만큼 지키는 게 힘들다. 엔비디아의 독주 비결은 탁월한 인력 관리로 만든 업계 최저 수준의 이직률이다. 2023년 이직률은 5.3%로, 반도체 업계 평균(19.2%)을 한참 밑돈다. 오픈AI도 복지 체계를 대대적으로 강화하면서 인재를 사수한다. 천재는 천재를 알아본다고 한 것처럼 샘 올트먼이나 마크 저커버그 등 천재 CEO들이 직접 낙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빅 브레인 쟁탈전에 빠지지 않는 게 중국이다. 중국 공산당 정부는 ‘천인(千人) 계획’에 따라 해외 기업·대학·연구소에 있던 중국계 인재를 대거 자국으로 데려와 과학기술 굴기를 성공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학 예산을 대폭 삭감하자 중국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하던 중국인 과학자들이 줄이어 ‘학문적 망명’을 하는 바람에 중국은 인재를 거저 줍고 있다고 한다.

▶한국도 AI 등 기술 인재 확보전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너무 미약해 경쟁 자체가 안 된다. 지난해 하반기 내놓은 ‘과학기술 인재 전략’은 ‘이공계 석박사 과정에 월 80만원, 박사 과정에 월 110만원 지원 등이 주 내용이다. 한국이 보유한 AI 전문 인재는 2551명으로, 전 세계 AI 인재 풀 47만8000명의 0.5%에 그친다는 분석도 있다. AI 3대 강국 목표의 출발점은 인재 확보인데 구름 위에서 벌어지는 빅 브레인 쟁탈전을 보니 한숨이 나온다.

[이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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