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사업본부장이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현대자동차 강남사옥 자신의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
“대한민국에 럭셔리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드가 모든 산업 통틀어 뭐가 있습니까? 저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선뜻 떠올리지 못합니다. 그만큼 럭셔리 브랜드로 올라서는 게 어려운 일인 거죠. 남을 따라해서는 럭셔리 브랜드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만의 정답을 찾아야 하죠. 매일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심정으로 도전하고, 또 실패하면서 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이끄는 송민규 제네시스사업본부장(부사장)의 말이다. 지난달 23일 현대차 강남 사옥에서 그를 만났다. 제네시스가 현대차에서 독립해 독자적인 브랜드로 홀로 선 지 10년째다. 유일한 국산 고급차 브랜드다. 방향타를 잡은 송 부사장에게 제네시스의 지난 10년과, 앞으로 10년에 대해 들었다.
2015년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출범시켰을 때, 성공을 점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송 부사장은 “출범 당시 100명 중 90명은 ‘되겠어?’라고 했고, 제가 제네시스 합류한 2020년만 해도 ‘우리는 하차감에서 뒤진다’라는 얘기가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해 내놓은 지(G)80과 지브이(GV)80가 반전의 계기가 됐다. 송 부사장은 “퀀텀 점프를 했다”고 표현했다. 그는 “모두를 위한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기반은 성공적으로 구축했다고 자평하지만, 앞으로 10년 저희가 가고 싶은 길은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과 럭셔리의 차이는 무엇일까. 송 부사장은 “성능, 가치, 가성비 같은 계량할 수 있는 요소로 인정받으면 프리미엄에 머물러있는 것”이라며 “우리의 스토리와 가치가 고객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가고, 인정받으면 그게 진정한 럭셔리 브랜드”라고 말했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한 방’이 있어야 한단 얘기다.
다만 송 부사장은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 내연차에서 전기차로 바뀌는 ‘전동화’를 럭셔리 브랜드로의 전환 기회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는 “파워트레인이 우리 사업 모델에 어떤 큰 임팩트를 준다는 생각은 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파워트레인을 시계에 빗대, 아날로그냐 전자냐의 차이가 시계의 가치를 좌우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고의 기술이 우리 제품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신 기술인 전동화는 우리의 도전 영역이지만 그것은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고 했다.
제네시스는 유럽에 승부를 걸 생각이다. 송 부사장은 “럭셔리 본고장이다보니, 이 돈을 지불하고 이 차를 샀을 때 얻을 수 있는 감성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고객이 많다”며 “아직 신생 브랜드라는 이미지 뿐이지만, 앞으로 ‘제네시스 타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다’라는 우리만의 브랜드 퍼스널리티를 구축하는 게 숙제”라고 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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