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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맥주 없인 못 살아"···외치는 한국인들 '이 병' 위험 크다는데

서울경제 강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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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푹푹 찌는 날에는 퇴근하고 먹는 맥주 한 잔으로 버텨요”

무더운 날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간절하지만 젊은 층에서 급증하는 통풍 환자들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이후 20~40대 통풍 환자가 전체의 48%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5% 이상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23년 통풍 환자 수는 2월 10만7819명에서 8월 12만9967명으로 약 20% 급증했다가 겨울에 다시 11만4046명으로 감소했다.

통풍은 체내 요산이 관절에 결정 형태로 쌓이면서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백혈구가 이를 이물질로 인식해 강한 면역반응을 일으키고 염증물질이 신경을 자극하면서 통증 발작을 유발한다. 주로 엄지발가락이나 발목, 무릎 등에서 증상이 발생한다. 국내에서는 ‘스치기만 해도 아픈 병’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여름에는 이러한 통풍 발작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땀 배출이 많아져 수분이 빠르게 손실되면 혈중 요산 농도가 높아지게 되는데 맥주와 같은 퓨린 함량이 높은 음료를 마시게 되면 발작 위험은 더욱 커진다. 알코올은 요산의 신장 배설을 억제하고 간에서 생성되는 젖산이 요산 배출을 이중으로 방해한다. 하루 맥주 1캔(330~350㎖) 이상을 반복 섭취하면 요산 수치가 유의미하게 증가한다. 알코올 제로, 저당 맥주라고 하더라도 미량의 알코올이 포함돼 있을 수 있고 과당이나 인공감미료가 함유됐다면 요산 생성을 자극할 수 있다.

맥주와 함께 즐기는 안주도 원인으로 꼽힌다. 내장육, 곱창, 간, 멸치, 정어리, 새우, 조개류 등은 퓨린 함량이 높아 체내 요산 생성을 늘린다. 튀김이나 고지방 음식은 간 대사에 부담을 줘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통풍 위험을 키운다.


황지원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여름철 땀 배출로 수분이 손실되면 혈중 요산 농도가 높아지는데 퓨린 함량이 높은 맥주까지 마시면 발작 위험이 배가된다”며 “단순히 '제로' 표시만 보고 안심하지 말고 성분표를 확인해 퓨린 함량이나 요산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살펴봐야 한다. 탄산음료나 과일주스 섭취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통풍 예방을 위해서는 퓨린이 적은 채소, 견과류, 저지방 유제품 위주로 섭취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로 요산의 소변 배출을 도와야 한다. 과식을 피하고 소식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황 교수는 “통풍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복부비만 등 대사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전신질환의 경고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단순 관절염으로 생각해 치료시기를 놓치지 말고 통풍 발작 경험이나 고요산혈증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한 장기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년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통풍이 불균형한 식습관과 음주 등으로 젊은 세대까지 위협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강민서 기자 peac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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