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출전을 앞둔 축구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3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선수들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
북중미 월드컵이 내년 6월 11일 개막한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만큼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 등 유럽파를 중심으로 조직력을 가다듬어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얼굴이 비집고 들어갈 여지는 있다. 교체로 나서 흐름을 바꿔줄 골잡이, 중원을 책임질 중앙 미드필더 포지션 등은 홍명보 감독에겐 여전히 물음표가 남아 있는 자리다. 7일 국내에서 개막하는 2025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이 홍 감독이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한 실전 무대다.
이 대회는 FIFA(국제축구연맹)가 지정한 A매치 기간에 포함되지 않아 각 클럽은 선수 차출에 응할 의무가 없다. 유럽파 합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홍 감독은 K리그 소속 23명과 J리그 소속 3명으로 대표팀을 꾸렸다. 국가대표에 처음 발탁된 선수만 9명이다. 월드컵 대표팀 승선을 노리는 국내파 신예들에겐 좋은 ‘오디션’ 무대가 될 수 있다. 홍 감독은 “테스트 명목이지만 선수들은 전쟁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대표팀 주전 수문장 조현우(울산)가 동아시안컵을 통해 이름을 알린 대표적 스타. 대구에서 뛰었던 2017년 동아시안컵 베스트 골키퍼상을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이듬해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독일을 맞아 눈부신 선방으로 승리를 이끌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분데스리가를 누비는 이재성(마인츠)도 전북 시절인 2015년 대회에서 맹활약한 뒤 대표팀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다.
◇ 월드컵 ‘조커’ 노리는 ‘K-홀란’
이번 소집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뉴페이스’는 단연 이호재(25·포항)다. 올 시즌 K리그에서 20경기 8골을 기록하며, 전북 전진우(12골), 대전 주민규(10골), 안양 모따(9골)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골을 넣고 있다.
1990년대 대표팀 풀백으로 이름을 날린 이기형(51) 옌벤 감독과 ‘부자(父子) 국가대표’로 유명한 이호재는 한국 축구에서 귀한 정통 스트라이커 자원이다. 191cm의 큰 키로 제공권 장악에 능하면서도 체격에 비해 빠른 발을 지녔고, 결정력까지 갖췄다. 플레이 스타일이 노르웨이 스타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을 연상케 해 ‘K-홀란’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현재 대표팀 최전방은 오현규(24·헹크)가 A매치 2경기 연속 골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면, 경쟁자인 주민규와 오세훈(26·마치다)은 다소 주춤한 흐름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호재가 이번 대회에서 홍 감독의 눈도장을 받는다면, 후반 분위기를 바꾸는 ‘조커 카드’로 중용될 가능성도 있다.
◇중원은 우리가 책임진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소집에서 대표팀 중원에 깊이를 더할 선수를 발굴하는 데 중점을 뒀다. 측면 공격 자원엔 쟁쟁한 유럽파가 포진해 있지만, 중앙 미드필더는 황인범 외엔 확실히 믿음을 주는 선수가 없다. 중원 파트너로 나섰던 박용우(알아인)가 잦은 수비 실수로 비판을 받아온 만큼 홍 감독은 김진규(전북) 등 다양한 자원들을 시험하는 중이다.
새로 뽑힌 중앙 미드필더 중엔 강상윤(21·전북)과 서민우(28·강원)가 눈에 띈다. 강상윤은 수원FC 임대를 마치고 올 시즌 전북에 복귀해 주전으로 활약하며 팀 선두 질주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의 ‘황태자’로 불리는 그는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수비로 상대를 괴롭히며 박지성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비형 미드필더 서민우는 상무에서 전역 후 강원에 복귀해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강한 몸싸움으로 중원을 장악하는 그는 안정적으로 공을 다루면서 날카로운 전방 패스 능력을 자랑한다.
◇ 김민재 짝으로 나는 어때?
한국 수비 핵심 김민재의 파트너를 찾는 것도 대표팀의 중요한 과제다. 김영권(울산), 권경원(코르파잔), 조유민(샤르자) 등 여러 선수가 김민재와 짝을 이뤘지만, 아직 확실한 조합은 정해지지 않았다. 최근 김민재가 부상에 자주 시달리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가 월드컵 무대에 오르지 못할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 홍 감독은 지난 아시아 3차 예선에서 김주성(서울), 이한범(미트윌란) 등 젊은 자원들을 시험했고, 이번 동아시안컵에서도 새로운 얼굴들을 점검할 예정이다.
울산 서명관(24)이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2부 리그 부천에서 활약하다 올 시즌 울산으로 온 그는 꾸준한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뛰어난 1대1 수비 능력과 안정적인 패스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주 변준수(24)도 센터백 경쟁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자원이다.
홍명보 감독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3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첫 소집 훈련을 실시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 홍콩 4국이 리그전 방식으로 우승을 가린다. 한국은 7일 중국, 11일 홍콩, 15일 일본 순으로 상대한다. 모두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경기가 열린다. TV조선을 통해 생중계된다.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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