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부동산 대출 규제는 맛보기"…더 매운 '수요 억제책' 뭐 있나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대출 규제는 맛보기에 불과하다"며 집값 과열 현상이 지속될 경우 추가 수요 억제책 시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7일 수도권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최대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고, 주택 구입 목적의 주담대 실행 시 '6개월 이내' 전입 의무를 부과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주담대는 전면 금지하고, 생애 최초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는 종전 80%에서 70%로 축소했다. 이번 규제는 별도의 유예 기간 없이 다음 날인 28일부터 곧장 시행됐다.

규제 시행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는 서울 집값 상승폭이 8주 만에 둔화하는 등 일부 효과가 감지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5주 차(6월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43%에서 0.40%로 상승폭이 소폭 둔화했다.

다만 서울 양천·영등포구와 경기도 과천, 성남 분당 등은 수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는 등 국지적 과열 현상이 지속됐다. 이날 발표된 통계는 6월 24일부터 30일까지의 누적 변동률로, 대출 규제 영향은 다음주부터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2025.7.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시장에서는 이번 대출 규제만으로 집값 안정화 효과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12월 시행한 '15억 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집값 안정 효과도 6개월에 그쳤다.

이 대통령이 이날 "수도권 집중이 심화하는 와중에 투기적 수요가 시장을 매우 교란하고 있다. 이러한 전체 흐름을 바꾸겠다. 수요 억제책은 많이 남아있다"고 언급한 만큼 수도권 부동산 시장 과열 현상이 지속될 경우 추가 대출 규제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추가 대출 규제로는 지난달 27일 가계부채 관리 방안 발표 당시 '필요시 추가 조치'로 거론된 △규제 지역 LTV 추가 강화 △전세대출, 정책대출 등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DSR) 적용 대상 확대△주담대 위험가중치 조정 등 거시건전성 규제 정비 등이 있다.

가장 강력한 수요 억제책으로는 세금 규제가 꼽히지만,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만큼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둘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수요 억제책으로는 세금 규제 효과가 가장 강력할 수 있지만, 그만큼 부작용이 크고 이 대통령도 이를 분명히 인식하는 듯하다"며 "추가 규제가 필요할 경우 대출 한도를 더 파격적으로 조이는 방향으로 우선 검토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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