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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美 수출품 관세율 20%…협상 앞둔 한국은?

이데일리 정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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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미국과 무역 합의…주요 교역국 중 처음
미국산은 관세 제로...트럼프 "시장개방 이끌어내"
대미 수입액, 수출액 10분의 1 불과…타격 적을 듯
2일(현지시간) 베트남 타이응우옌성의 한 의류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의류를 재봉하고 있다. 베트남은 미국의 주요 수출국 중 하나로,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과의 무역합의를 통해 당초 46% 부과하려던 상호관세를 20%로 낮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진=AFP)

2일(현지시간) 베트남 타이응우옌성의 한 의류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의류를 재봉하고 있다. 베트남은 미국의 주요 수출국 중 하나로,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과의 무역합의를 통해 당초 46% 부과하려던 상호관세를 20%로 낮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김형욱 기자] 미국이 예고한 ‘상호관세’ 유예 시한이 오는 8일로 바짝 다가온 가운데 베트남이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아시아국에서는 처음으로 무역합의를 이뤄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종 사인을 앞둔 한국으로선 이번 베트남의 관세협상 결과가 본보기가 될 수 있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번 합의로 미국은 베트남 수입품에 20% 관세를, 제3국에서 베트남을 경유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환적(transshipping) 물품에는 4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 반면 베트남에 수출되는 미국의 모든 물품은 무관세를 적용한다.

양국은 이번 합의를 ‘윈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베트남과의 무역에서 1235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미국 입장에선 20%의 관세 수입을 얻게 된 데다, 고가인 미국 항공기와 자동차, 농산물 등의 상품을 팔 수 있어 성공적이라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베트남과의 합의에 감사하다”며 “(자신이) 베트남 시장 개방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적인 이득도 얻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베트남에 추진 중인 골프 리조트 개발사업과 관련, 현지 주민들이 부지 수용에 협력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월 기공식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와 팜 민 찐 베트남 총리가 참석했다.

베트남 입장에선 기존에 부과받은 46%의 상호관세에서 20%로 낮춘데다, 시장경제국(Market Economy Status·MES)으로 인정받는 기회를 잡게 됐다. 람 서기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베트남을 시장경제국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베트남을 아직 시장경제국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으며 이에 따라 생산원가보다 훨씬 높은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또 람 서기장은 미국에 ‘첨단기술 제품 및 이중용도 품목에 대한 수출 제한’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양국 모두 효과는 제한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베트남으로 수출한 제품 규모는 131억달러로, 수입액(1366억달러)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베트남이 수입 관세를 없애도 베트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다. 1인당 국민총생산(GDP)가 4300달러에 불과한 베트남이 관세 장벽이 없어졌다고 고가의 미국산 대형차량을 어느 정도 수입할지도 의문이다.


베트남 입장에서도 전체 수출액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미국에 20%의 관세를 내야하고, 미국산 수입품을 반강제적으로 사야 해 성공적인 협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라나 사제디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약 30%)보다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았다는 점에서 베트남이 중국 대안 생산기지로서의 경쟁력 우위는 지킬 수 있었지만, 20%라는 관세는 높은 수준”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여타 국가들도 베트남이 10% 기본세율의 두 배에 달하는 관세를 수용한 것을 부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과 비슷한 수출 중심국인 한국 입장에서도 20% 관세율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베트남 무역합의는 우리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영국, 중국과의 합의와는 다른 각도로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미국산에 5.4%(무역가중치 평균)의 관세를 부과해 온 베트남과 달리 이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산에 대한 관세가 0%대이기에 미국 측에 제시할 ‘카드’는 더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우리도 결국 미국산에 대한 시장 추가개방을 지렛대 삼아 상호관세율을 낮추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구 교수는 설명했다.

다행히 쌀과 소고기 등 농축산물에 대한 고율 관세와 수입 제한 등 조처와 디지털 규제 등 비관세장벽 해제를 통해 협상을 이끌어낼 여지는 있다. 미국 측은 지난주 이재명 정부 들어 이뤄진 첫 실무급 기술협의에서 이 같은 요구를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교수는 “쌀은 당연히 예외로 해야겠지만, 미국 관세를 낮추기 위해 소고기 시장 같은 수입제한을 다소 완화하는 등의 카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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