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각) 가자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북부 해안 알바카 카페에 생긴 분화구를 살펴보고 있다. 가자/로이터 연합뉴스 |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카페를 공습해 민간인 30여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미국산 500파운드(230㎏) 폭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가디언이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민간인이 밀집하는 장소인 카페를 이런 대형 폭탄으로 폭격한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가디언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시티 북부 해안가 알바카 카페 현장에서 무게 500파운드 엠케이(MK)-82 폭탄 파편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카페 현장에 생긴 큰 분화구 역시 이 폭탄을 사용했다는 증거라고 복수의 무기 전문가를 인용해 전했다.
엠케이-82는 미군이 폭격용으로 폭넓게 사용하는 폭탄으로 민간인 밀집 지역에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대형 폭탄이다. 2023년 10월 7일 가자전쟁 발발 이후 미국은 이 폭탄을 이스라엘에 제공해 왔다. 제네바 협약에 따르면 민간인 사망을 초래하는 ‘과도하거나 비례적이지 않은’ 공격은 불법이다.
더구나 이스라엘방위군(IDF)은 민간인들의 휴식 장소인 카페를 왜 공격했는지조차도 명확히 밝히지는 않고 있다. 40년 동안 운영되어 온 이 카페는 기자들과 비정부기구 활동가들도 모이는 가자지구의 명소로 군사적 표적이 될 만한 뚜렷한 이유가 드러난 것이 없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공격에 앞서 항공 감시를 통해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제리 심슨은 “이스라엘군은 정확히 누구를 표적으로 삼았는지도 밝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려 공중 감시를 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카페에 손님이 붐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층 건물인 카페는 가자지구 해변에 위치해 있어 위에서 상황을 선명히 볼 수 있다. 이스라엘군 카페 폭격으로 최소 30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에는 35살 주부, 4살 아이 등 민간인이 대다수였다.
알바카 카페 인근에서 발견된 폭탄 파편. 가디언 갈무리 |
2일(현지시각) 가자 주민들이 가자시 해안가에 몰려있는 모습. 가자/AP 연합뉴스 |
가자지구 내 의료진들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희생되고 있다. 마르완 술탄 인도네시아 병원장과 가족들이 공습으로 사망했다. 인도네시아 병원은 가자지구 북부의 최대 규모의 병원이다. 팔레스타인 의료단체(HWW)는 심장내과 의사인 마르완 술탄 박사의 죽음에 대해 “가자지구와 의료계에 큰 손실이며 가자지구 의료 시스템에 파괴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알자지라는 “박사는 국제사회에 의료인의 안전을 보장해줄 것을 계속 촉구해왔다”고 전했다.
최근 50일 동안 지금까지 의료진만 총 70명이 사망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유엔은 2023년 10월7일 전쟁 시작 이후 군사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의료 종사자 수가 1400명을 넘었다고 집계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 지구 내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다. 2일 기준 가자 보건부는 구호품을 받다 숨진 주민은 39명, 다친 사람이 210명이라고 밝혔다. 올해 3월 이스라엘군의 공습 강화 이후 사망자는 6454명, 부상자는 2만2551명으로 늘었다.
마르완 술탄 인도네시아병원장. 소셜미디어 엑스(X) 갈무리 |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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