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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공시 해부] 조선 빅3, 보안 투자 ‘온도차’…HD현대重 주춤

디지털데일리 황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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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선진 조선소 전환 앞두고 조선 빅3 보안 투자 현황

[디지털데일리 황대영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디지털 전환’의 본격 궤도에 오르면서 정보보호 역량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마트 조선소, 자율운항 선박, 클라우드 기반 설계 시스템 등 정보통신기술(ICT) 중심의 혁신이 확산되면서 사이버 보안이 생산성과 안정성의 핵심 요소로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국내 조선 빅3로 꼽히는 삼성중공업,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의 정보보호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그 격차가 뚜렷해 주목된다.

HD현대중공업, 정보보호 투자 ‘황혼’…2022년 이후 급감


3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 공시 종합 포털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364억원이라는 압도적인 금액을 정보보호 부문에 투자하고, 전담 인력도 260명을 배치하는 등 국내 조선업계 중 가장 공격적인 보안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이는 같은 해 삼성중공업(34억원, 12.4명)이나 한화오션(12억원, 19.8명)에 비해 수십 배에 달하는 규모였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HD현대중공업은 그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보호산업협회 주최 ‘2022 정보보호산업인의 밤’에서 정보보호산업 발전 유공으로 과기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당시 한국조선해양의 별도 보안 조직이 존재하지 않아, HD현대중공업이 이를 대행하면서 전반적인 투자 규모가 급격히 불어났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이듬해부터 급격히 꺾였다. 2023년 HD현대중공업의 정보보호 예산은 19억원으로 2022년 대비 94.8%나 급감했으며, 전담 인력도 5.5명으로 사실상 최소 유지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후 2024년(37억원, 21.9명), 2025년(40억원, 26명)까지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2022년의 공격적인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HD그룹 조직 재편에 따른 영향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그룹 보안조직 신설 및 통합에 따라 인원, 자산이 변동됐다”며 “현재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에서 정보보호 업무를 통합 운영하면서 계열사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 설명대로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을 합산할 경우, 2025년 기준 ICT 투자액 952억원,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 67억원, ICT 인력 250.1명, 정보보호 부문 인력 39.8명으로 집계된다. 이는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보다는 많지만, 2022년 HD현대중공업 개별 투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삼성重·한화오션, 점진적 확대 ‘전환기 전략’ 가시화


삼성중공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꾸준한 보안 예산 확대 기조를 보이고 있다. 2022년 34억원이던 정보보호 투자액은 2023년 42억원, 2024년 45억원, 2025년 48억원으로 해마다 상승 중이다. 전담 인력도 12.4명에서 14.8명으로 증가해, 양적 팽창보다는 안정성과 운영 효율성 중심의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ICT 투자 전체 규모도 2022년 687억원에서 2025년 771억원으로 완만하게 증가 중이다. 이는 기술 투자의 전체 흐름과 맞물려 정보보호를 비례적으로 강화해가는 접근이다. 특히 자율운항 시스템 개발과 원격 선박 관제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사이버 침투 차단을 위한 기본 방어체계 구축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화그룹 편입 이후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한화오션도 정보보호 분야에서 점진적인 확대 기조를 보이며 ‘전환기 전략’이 뚜렷하게 감지된다. 2022년 정보보호 투자액은 12억원, 전담 인력은 19.8명이었으나, 2025년에는 각각 46억원, 29.8명으로 4년 만에 3.8배, 1.5배 가까이 확대됐다.


전체 ICT 투자도 2022년 539억원에서 2025년 782억원으로 44% 증가한 가운데, 정보보호 예산 비중은 2.2%에서 5.9%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이는 기존의 보안 취약성을 인지하고 이를 중장기 개선 과제로 삼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한화오션은 최근 ‘사이버 보안 자문위원회’ 도입과 함께, 디지털 설계 보안성 강화, 생산망 보안 점검 체계 정비 등 일련의 구조개편에 착수한 상태다.

뜨고 있는 K-조선, 보안은 생존 문제


조선산업의 정보보호는 단순한 IT 문제를 넘어 선박의 항로 안전, 운항 통제, 군사 기술 유출 방지까지 연결된 중대 과제다. 예컨대 자율운항 시스템이 탑재된 선박이 해킹을 당할 경우 GPS 정보가 조작되거나, 엔진 제어 시스템이 마비되는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글로벌 방산 물량을 소화하는 대형 조선소의 경우, 국가안보 차원의 보안 체계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조선업계에서 정보보호 수준이 글로벌 수주 경쟁의 핵심 평가 항목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선급협회(IACS)는 지난해부터 건조되는 모든 선박에 사이버 보안 인증을 의무화했으며, 미국선급(ABS), 노르웨이선급(DNV), 로이드선급(LR), 한국선급(KR) 등 주요 선급들이 사이버 보안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업계 특성상 방대한 기술도면, 클라우드 설계자료,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설비 제어 정보 등 유출 시 피해가 치명적인 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꾸준한 보안 투자가 필수적으로 뒤따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HD현대중공업의 정보보호 예산 축소는 이해당사자들의 의구심을 자극하고 있다. 반면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체계적인 투자를 통해 ‘디지털 선진 조선소’에 걸맞은 보안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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