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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다!" 290명 탄 여객기에 미사일 '쾅'…美, 사과 대신 훈장[뉴스속오늘]

머니투데이 박효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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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기사와 무관함. 사진은 이란 혁명수비대 소방 항공기가 지난 4월 27일 이란 반다르압바스 인근 샤히그라자이 항구 폭발 현장 상공에서 물을 뿌리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기사와 무관함. 사진은 이란 혁명수비대 소방 항공기가 지난 4월 27일 이란 반다르압바스 인근 샤히그라자이 항구 폭발 현장 상공에서 물을 뿌리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1988년 7월3일. 이란 테헤란에서 UAE(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향하던 민간 항공기가 호르무즈 해협 상공에서 격추됐다. 미국 해군 전함이 항공기를 전투기로 오인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항공기는 공중에서 분해됐고 탑승객 290명 전원이 사망했다. 최악의 민간 항공기 격추 사고 중 하나로 꼽힌다.


실수에 실수 겹치며 최악 사태 자초한 미국 해군

당시는 이란-이라크 전쟁이 막바지로 접어든 시기였다. 양국 해군은 원유 수출을 방해해 상대국 경제에 타격을 주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민간 상선을 무차별 공격하는 '탱커 전쟁'(Tanker War)까지 벌이고 있었다.

이에 이라크를 돕던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국제 석유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항로를 보호하기 위해 페르시아만에 전함을 배치했다.

사건이 있기 직전 미국 해군 이지스 빈센스함은 이란 소형 무장 선박들과 교전을 벌이며 이란 영해에 들어간 상태였다. 초긴장 상태이던 이때 655편 여객기가 빈센스함 레이더에 포착됐다.


빈센스함 승조원은 민항기 일정을 확인했다. 그런데 시차를 고려하지 않았고 민항기 일정이 없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레이더 조작 실수까지 더해졌다. 이륙한 항공기가 아닌 공항에 있던 이란 전투기 F-14 피아식별 코드를 확인한 것이다.

전투기라고 생각한 빈센스함은 10차례 이상 군용 채널과 상용 채널을 통해 경고했다. 그러나 교신 10번 중 7번은 민항기가 들을 수 없는 군용교신 채널을 사용했으며, 대상 여객기 콜사인도 부르지 않았고 고도와 속도, 방위각 정보도 틀려있었다. 실질적으로 교신할 항공기가 없었던 셈이다.

결국 빈센스함은 F-14 전투기가 공격을 위해 접근한다고 결론 내고 당일 오전 10시 54분 두 기의 함대공 미사일을 발사했다. 항공기는 공중에서 분해돼 바다로 추락했고 승객 274명(어린이 66명 포함)과 승무원 16명 등 탑승객 290명 전원이 사망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은 2022년 4월 29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 부두에 입항한 미국 해군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인 '샘슨함' 모습. /사진=뉴시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은 2022년 4월 29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 부두에 입항한 미국 해군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인 '샘슨함' 모습. /사진=뉴시스




"누구의 책임도 아냐, 깊은 유감"…끝내 사과 없던 미국

사건 후 미국 정부는 항공기가 빠르게 하강하며 빈센스함을 향해 접근하고 있었고 정상 항로를 벗어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988년 7월28일 발표된 미국 해군 보고서는 이러한 초기 주장들과 상반된 내용이 담겼다.


결국 민항기 격추라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 만큼 군사 재판을 비롯해 자체적인 진상 조사가 이뤄졌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책임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함장은 공로 훈장을 받았고 빈센스함 일부 승무원들도 훈장을 받았다. 당시 민항기 격추 사실을 모르고 있던 미국 여론은 미군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추후 모든 사실이 드러났고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이란 정부는 이지스함이 민항기임을 알고도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1989년 이란은 미국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다. 655편이 피아식별장치(IFF)에서 군용기가 쓰는 모드 II가 아닌 모드 III로 민간항공기 신호를 계속 내보내고 있었기 때문에 오인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재판소는 1996년 미국이 1억3100만 달러를 이란에 보상금으로 지급하라는 판결을 냈다. 그런데도 미국은 끝내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사과도 없었다. 미국 정부는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사과 대신 '깊은 유감'이라는 뜻을 전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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