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택시 운행’에도…테슬라, 트럼프·머스크 갈등에 주가 5.3% 하락

테슬라의 첫 무인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가 6월22일(현지시각)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시범 주행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서학개미 주식보유 1위 종목인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1일(뉴욕 시각) 나스닥거래소에서 전거래일보다 5.34%(16.95달러) 떨어지며 300.7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가까스로 300달러를 방어했지만, 이는 ‘로보택시’ 시범 운행을 시작하며 8.23% 급등한 6월23일 종가(348.63달러)에 견줘 13.7%나 떨어진 것이다. 로보택시 운행 전일 종가(322.16달러)에 견줘서도 6.7% 떨어졌으니, 로보택시 운행 효과가 완전히 사라진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이에 갈등이 재연된 것이 1일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머스크가 한때 수장으로 일했던) 정부효율부(DOGE)가 머스크를 조사하면, 우리는 큰 돈을 절약할 수 있다”며 테슬라가 이끄는 기업들이 미국 정부로부터 많은 보조금을 받고 있는 것을 겨냥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30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의회에서 논의중인 ‘트럼프 감세 연장법안’에 대해 “이 미친 지출 법안이 통과되면, 다음날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이 결성될 것”이라며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를 촉구했다. 두 사람은 앞서 6월 초에도 격돌했으나, 머스크가 사과하며 물러선 바 있다.

테슬라 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주가를 떨어뜨리고 있다. 투자은행 제이피 모건은 1일 테슬라 목표주가를 115달러로 제시했다. 6월30일 주가에 견줘 63%나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목표주가를 120달러에서 낮추고 ‘비중 축소’를 권고한 것을 재확인한 것이다. 테슬라의 2분기 차량 인도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9% 줄어든 36만대에 그칠 수 있다며 수요 악화를 이유로 들었다.

테슬라 주가 전망에서는 자율주행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6월22일 테슬라가 로보택시 시범 운행을 시작했을 때, 투자은행 티디코웬은 “상당히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바클레이즈는 275달러인 목표주가를 수정하지 않았다. 유비에스(UBS)는 목표가격을 190달러에서 215달러로 올리면서 ‘매도’ 의견을 냈다.

유비에스는 테슬라가 2040년까지 약 230만 대의 로보택시 차량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회사가 기술, 규제 및 네트워크 구축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다면 약 2000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 사업 기회는 주당 약 99달러의 가치가 있으며, 이를 포함해 테슬라의 주당 가치가 215달러는 것이다. 테슬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170∼180 수준으로 나스닥시장 평균(34배)의 5배가 넘는다.

테슬라 주가의 향방을 긍정적으로 보는 전망도 있다. 투자은행 캐너코드 제뉴이티는 6월30일 테슬라의 12개월 목표주가를 303달러로 제시하면서 ‘매수’ 의견을 재확인했다. 웨드부시증권은 로보택시의 시험운행 직전인 6월20일 “우리는 테슬라의 인공지능(AI) 미래가 향후 몇 년 동안 기업 가치에 1조 달러를 더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500달러의 목표가를 재확인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운용하는 증권정보포털(SEIBRO) 집계를 보면,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6월30일 테슬라 주식 보유액은 212억9399만달러(약 28조9천억원)에 이른다. 세계 모든 주식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를 보유하고 있어, 주가 변동이 투자 수익률에 큰 영향을 끼치는 종목이 테슬라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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