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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농구 공부만 20년, 코트서 꿀리지 않는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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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반란 꿈꾸는 손창환 소노 감독
선수 생활 5년 뛰고 프런트로 변신
프로농구 최초 전력 분석원 업무도
"비주류를 높게 평가, 실망 안 시킬 것"


손창환 소노 신임 감독이 6월 30일 강원 홍천 비발디파크 내 소노아레나에서 농구공을 위로 던지며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손 감독은 무명에 가깝지만 전력 분석 등 농구 공부만 20년을 하며 내공을 쌓았다. 소노 제공

손창환 소노 신임 감독이 6월 30일 강원 홍천 비발디파크 내 소노아레나에서 농구공을 위로 던지며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손 감독은 무명에 가깝지만 전력 분석 등 농구 공부만 20년을 하며 내공을 쌓았다. 소노 제공


문경은(수원 KT), 이상민(부산 KCC), 양동근(울산 현대모비스), 유도훈(안양 정관장). 올해 프로농구 지휘봉을 새로 잡은 사령탑들로, 문경은 감독과 이상민 감독은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부터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스타 출신이다. 아울러 양동근 감독과 유도훈 감독은 2000년대 이후 각각 선수, 지도자로 프로농구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유명 감독들 사이에 또 한 명의 신임 사령탑이 코트로 뛰어들었다. 선수 은퇴 후 구단 프런트와 코치로 전력 분석 20년 외길을 걸었던 손창환 고양 소노 신임 감독이 '비주류'의 반란을 꿈꾼다. 농구 팬들에겐 낯선 이름일지 모르지만 내공이 만만치 않다.

손창환 고양 소노 신임 감독은 개인 노트북을 직접 들고 다니며 자료들을 정리한다. 소노 제공

손창환 고양 소노 신임 감독은 개인 노트북을 직접 들고 다니며 자료들을 정리한다. 소노 제공


지난 4월 14일 사령탑 부임 후 휴가도 반납하고 다음 시즌 준비에 매진했던 손 감독의 '열공 모드'는 팀 전지훈련지 강원 홍천 비발디파크 내 소노아레나에서도 계속됐다. 백팩을 메고 훈련장에 들어오더니, 가방 안에서 개인 노트북과 전술 노트 등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각종 자료를 살펴봤다.

지난달 30일 전지훈련 현장에서 만난 손 감독은 "코치가 된 이후 한 번도 노트북을 안 들고 다닌 적이 없다"며 "지금 쓰는 걸 바꿀까도 했지만 (전신인) 캐롯 때부터 정리했던 내용들이 다 있어 계속 사용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구상은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에 맞춰졌다. 평균 득점 80점을 목표로 잡은 손 감독은 "공격 제한 시간 17초 안에 빠르게 공격을 끝내는 훈련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며 "지난 시즌 데이터를 보면 하드콜(몸싸움에 관대한 판정) 영향인지, 평균 필드골 성공률 50%를 넘긴 팀이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공격 횟수까지 적으면 문제가 많기 때문에 빠른 플레이로 공격 횟수를 늘리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손창환 감독이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소노 제공

손창환 감독이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소노 제공


대구 계성고-건국대를 졸업한 손 감독은 안양 SBS(현 정관장)에서 딱 5년(1999~2003년) 동안만 선수 생활을 했다. 이후 구단 프런트로 변신해 홍보, 마케팅 업무를 봤다. 2005년부터는 한국프로농구 최초의 전력 분석원으로 활동했고, 2015년 코치로 승격됐다. 2022년엔 김승기 전 감독과 함께 캐롯으로 옮겨 코치 생활을 이어갔다. 2024~25시즌엔 김 전 감독의 중도 퇴진으로 후임 김태술 감독 체제에서 전력 분석, 국제업무를 맡았다.


시즌 후 소노는 계약 기간이 남은 김태술 전 감독을 바로 경질했고, 3대 사령탑으로 코치 때부터 선수들과 호흡이 잘 맞았던 손 감독을 낙점했다. 스타 출신 사령탑들이 대거 등장한 상황에서 파격 선임이었다. 손 감독은 "구단에 '비주류인 나를 이렇게 높게 봐줘 감사하다.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다른 감독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것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는 "오히려 좋다. 원래 주목받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고 웃으며 "나름대로 농구를 오래 공부했기 때문에 꿀리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손창환 감독이 훈련 도중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소노 제공

손창환 감독이 훈련 도중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소노 제공


데이터를 많이 보는 손 감독이지만 선수들의 마음을 살피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는 캐롯 시절 구단 재정 악화로 월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용직을 뛰고 적금을 깨 끝까지 선수들을 챙겼다. 그는 "캐롯 때 일용직을 해서 선수들에게 밥 사줬다는 소문이 돌아 기사까지 났는데, 이 일화는 이제 팬들도 지겨워하지 않을까"라며 "빨리 시즌이 시작돼 농구 얘기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프로는 애틋한 마음으로 하면 안 된다. 어떻게든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8위에 그쳤던 만큼 부임 첫 시즌 목표는 '봄 농구' 진출이다. 고양의 봄을 기다리는 손 감독은 팬들을 향해 "믿고 지켜봐 주시면 빠르고 시원한 농구를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홍천 =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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