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보복 나선 이란 해커들 "트럼프 측근 이메일 공개" 협박

비서실장, 성추문 입막음 핵심 증인 등
법무장관 "용납할 수 없는 사이버 공격"

지난달 28일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진 이란 군 수뇌부와 핵과학자들의 장례 행렬에 이란 시민들이 참석하고 있다. 테헤란=UPI 연합뉴스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캠프를 해킹한 이란 해커 집단이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의 이메일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버트'라는 가명을 쓰는 이 해커 집단이 최근 로이터에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 린지 할리건, 고문 로저 스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핵심 증인인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등의 계정에서 100기가바이트(GB) 분량의 이메일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 해커 그룹은 지난해 미국 대선 막판에도 트럼프 대통령 측 인사들의 이메일을 해킹해 일부 언론에 유출한 전력이 있다. 유출된 이메일에는 △당시 대선 후보였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변호인단과 트럼프 대통령 간 금전적 합의 △대니얼스와의 협상 시도 등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는 이 해킹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 주도로 이뤄졌다고 보고 지난해 9월 관련된 이란 해커 3명을 기소했다.

팸 본디 미국 법무장관은 이번 해킹을 두고 "용납할 수 없는 사이버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백악관과 미 연방수사국도 "국가 안보 침해와 관련된 모든 행위는 최대한으로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