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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POINT] KAI 사장마다 '낙하산 논란' 이재명식 실용인사 보여달라

매일경제 안두원 기자(ahn.doow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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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K방산의 대표 업체다. KAI의 FA-50 초음속 공격기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쪽 끝인 폴란드 하늘을 지키고,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주변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도 수출됐다. 내년 공군에 납품돼 영공방어의 한 축이 될 KF-21도 KAI가 이뤄낸 큰 성과다.

그런데 강구영 KAI 사장은 방산 수출 마케팅 현장을 누비고 항공기 생산라인을 살펴야 할 시기에 대주주인 수출입은행을 찾아가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도 안 돼 옷을 벗었다. 1일 KAI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 강구영 대표이사 사임 안건을 처리했다. 그는 2022년 9월 취임 직후 KF-21 개발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임원을 내보내는 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올 5월에는 배임·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도 당했다. 윤석열 대선 캠프 출신인 그는 결국 임기를 3개월 남기고 떠났다. 국내 유일의 유인군용기 제작업체라는 상징성과 어울리지 않는 낙하산 사장의 씁쓸한 뒤끝이었다.

KAI는 수출입은행과 국민연금이 1·2대 주주로 사실상 정부 소유다. 정권마다 낙하산 자리를 노린 캠프 출신 인사들은 KAI 사장직을 '꿀보직'으로 여긴다.

웬만한 공기업 사장 연봉을 2~3배 뛰어넘는 급여를 받고, 국외 출장 때는 해당 국가에서 VIP 대우를 받는다.

KAI가 단순한 군용기 제작업체라면 대표이사 자리가 정권의 나눠 먹기용으로 머물러도 상관없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KAI의 성장에 놀란 미국·유럽의 대형 방위산업체들 견제가 거세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군사 굴기 등 심상치 않은 국제 정세와 인공지능(AI)·무인기라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 속에서 KAI를 이끄는 경영인은 훨씬 높은 전문성과 책임감이 요구된다.

새로 KAI 사장을 맡는 사람은 비록 낙하산이더라도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받겠다고 선언하라. 안 그러면 겉으로는 책임 경영을 내세우면서 속으로는 '꿀보직이여 영원하라'며 웃음 지을 게 뻔하다.


KAI는 정관에 주식매수선택권을 발행주식 총수의 10% 이내에서 부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언만 하면 된다.

이재명 정부는 성과와 실용을 중시한다고 한다. KAI 신임 사장도 그 시험대 중 하나다.

[안두원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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