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계엄선포문, 한덕수 서명 후 폐기 정황…특검 수사 속도

[앵커]

내란 사건 특검팀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새로운 계엄 선포문이 작성됐다가 폐기된 정황을 수사 중입니다.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조사에서 관련 의혹을 확인했는데요.

한덕수 전 총리 등 국무위원 수사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조성흠 기자입니다.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새로운 계엄 선포문이 작성됐다가 폐기된 정황은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의 수사 당시 파악된 내용입니다.

헌법 82조에 따르면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하고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 통고를 문서로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은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의 서명이 담긴 비상계엄 선포 문건을 사후에 작성하기 위해 한덕수 전 총리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 전 실장이 새로 작성한 문건에는 한 전 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모두 서명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한 전 총리가 며칠 뒤 '사후 문건을 만들었다는 게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을 낳을 수 있으니 없던 일로 하자'고 요청해 문건은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검은 지난달 28일 윤 전 대통령을 처음 불러 조사할 때도 국무회의 관련 조사에서 해당 의혹에 대해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인 지난달 30일 강 전 실장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강 전 실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 회의록 초안을 작성할 당시, 회의 진행 시간을 5분에서 40분으로 조작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오는 5일 윤 전 대통령의 2차 조사를 진행하는 특검은 관련 내용들을 집중적으로 물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폐기된 문서에 서명한 한 전 총리와 김 전 장관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소환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TV 조성흠입니다.

[영상편집 김세나]

[그래픽 윤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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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흠(makehm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