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1.4 °
한국일보 언론사 이미지

"국힘 대변할 국힘 의원 찾습니다"… 투지도 의지도 잃은 野, 이러다 만년 야당 될라

한국일보
원문보기
역대급 참패에도 야성 없는 국민의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현장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현장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원들이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대여 공세를 펴도 모자랄 판에 지역구 행사만 챙기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혁신 목소리에 대한 기대는 접었다. 그래도 최소 야당 의원으로 할 일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국민의힘 사무처 당직자

대선 패배 한 달이 지나도록 국민의힘이 여전히 참패의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당 개혁과 쇄신 목소리는 온데간데없이 107명 의원 저마다 지역구를 챙기느라 각자도생 중이다. 압도적 의석을 점유한 거대 여당과 막강한 행정 권력을 견제할 야당 특유의 투지도 의지도 잃은 지 오래다. 오죽하면 주요 방송국에선 "국민의힘 입장을 대변할 국민의힘 의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구인난을 호소하는 얘기마저 들려온다.

당장 '야당의 무대'인 인사청문회 정국부터 국민의힘이 보이지 않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시작으로 이재명 정부의 내각 인선이 속속 발표되며 후보자 검증 경쟁이 시작돼야 할 시점이지만, 주포가 돼야 할 야당은 오히려 잠잠한 상황이다.

무기력한 야당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당장 김민석 총리 후보자에 대한 야권과 언론의 검증은 3년 전 한덕수 전 국무총리 때와 달랐다. 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 카인즈'를 통해 최근 한 달간 김 후보자 관련 '전국일간지' 보도 건수를 분석해보니 모두 611건에 불과했다. 한 전 총리 땐 재산 증식 의혹 등을 포함해 3,297건의 보도가 지면을 장식했던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그만큼 야당이 일을 못 했다는 뜻 아니겠느냐"며 "청문회 때 주진우 의원만 보였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아니냐"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김 후보자의 불투명한 자산 형성 등 돈 문제를 집중 추궁했으나, 나머지 인사청문위원들의 화력은 보태지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퇴임 기자회견에서 그의 그림자가 배경막에 보이고 있다.김 비대위원장은 6·3 대선 패배 후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개혁안을 제시했으나 관철시키지 못했다. 뉴시스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퇴임 기자회견에서 그의 그림자가 배경막에 보이고 있다.김 비대위원장은 6·3 대선 패배 후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개혁안을 제시했으나 관철시키지 못했다. 뉴시스


내부 혁신 작업도 지지부진하다.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5대 혁신안은 사실상 '무시'당했고, 이후 혁신 작업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참석자도 점점 줄어든다는 게 당 관계자의 전언이다. 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패배 의식이 만연하다 보니, 뭘 해도 안 된다는 분위기가 파다하다"며 "현안은 다 제쳐둔 채 지역구에 내려가 행사만 참여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씁쓸해했다. 실제 공휴일인 지난달 29일 열렸던 국민의힘 소속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여당 규탄 기자회견 땐 18명의 특위 위원 가운데 단 네 사람만 참석했다.

여론전도 '방치' 상태다. 대선 이후 주요 방송국에선 국민의힘 의원을 섭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전언이 나온다. 통상 국회의원들은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 출연 등에 적극적이지만, 불법 계엄과 대선 패배 이후엔 국민의힘 의원들을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한 방송국 관계자는 "대선 이후 국민의힘 출연자를 섭외하는 게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주요 당직자가 아니어도 라디오 방송과 유튜브 등에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하는 민주당과 대조되는 지점이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탄핵에 반대하고 역대급 참패를 당했으니, 당을 방어할 만한 논리를 만드는 게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논리가 궁색하다 보니, 출연을 피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허위조작정보 근절법
    허위조작정보 근절법
  2. 2조지호 경찰청장 파면
    조지호 경찰청장 파면
  3. 3손흥민 LAFC 이적
    손흥민 LAFC 이적
  4. 4안세영 왕중왕전 4강 진출
    안세영 왕중왕전 4강 진출
  5. 5유기상 올스타 투표 1위
    유기상 올스타 투표 1위

한국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