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북한군 추가 파병 앞두고 軍 사기 제고 목적도"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한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장관을 접견하고 예술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예술인 공연 중 무대 배경화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파병 북한군 전사자 관을 어루만지며 애도하는 장면을 30일 공개했다. / 사진=뉴시스(조선중앙TV)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최근 러시아 파병 전사자를 추모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은 북한의 희생을 강조해 러시아에 상응하는 보상을 요구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정보당국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약 1만5000명 가운데 5000명이 죽거나 다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그 대가로 우주발사체(로켓)와 방공미사일, 전투기 등 첨단기술 이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최근 러시아 파병 사실을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하는 등의 러·북 밀착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희생에) 상응하는 보상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군인들 모습, 송환된 관을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추모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러시아에 북한 측의 희생을 강조한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추가 파병이 예정돼 있는 만큼 희생자에 대한 예우로 군의 사기를 제고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파병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을 때 주민들의 동요가 있었던 점도 반영된 조치"라고 평가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30일 북한과 러시아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1주년을 맞아 김 위원장 등이 예술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방송에선 북한 측 공연의 대형 스크린에 북한 군인 관련 사진이 여러 장 나왔다.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함께 한 모습은 물론 북한군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피 묻은 수첩의 메모, 북한군들의 적진 돌파 장면 등이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한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장관을 접견하고 예술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예술인 공연 중 무대 배경화면에 러시아 파병 북한군의 모습이 공개됐다. / 사진=뉴시스(조선중앙TV) |
또 김 위원장과 그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북한 인공기가 덮인 관을 어루만지는 모습이 공개됐다. 김 위원장이 눈물을 글썽이는 장면도 연출됐다.
북한이 주민들에게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과 그에 따른 희생을 부각하는 것은 3차 파병을 앞두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러시아에 자국 특수부대 등 약 1만1000명, 지난 2월 약 4000명을 추가 파병했다고 국가정보원이 확인한 바 있다. 국정원은 최근 약 6000명의 북한군이 3차 파병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지난달 26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내에서 파병 군인 모집을 위해 선발 작업을 들어간 점을 고려하면 (추가 파병은) 7~8월에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했다. 또 "러시아는 (북한에) 반대급부로 경제협력과 방공 미사일, 전파교란 장비 등을 제공하고 우주발사체 엔진, 드론, 미사일 유도능력 개선 등의 기술 자문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정원은 지난해 10월 북한의 러시아 첫 파병 이후 북한군이 인당 월급 2000달러(약 270만원)를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때문에 심각한 경제난에 허덕이는 김정은 정권이 외화벌이 목적으로 사실상 자국 군인들을 러시아에 팔아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대령)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의 3차 파병 동향' 관련 질의를 받고 "러시아전 파병을 준비하는 동향은 아직은 없다"면서 "전방에 있는 (북한군) 부대들도 일부 하계 훈련을 하고 있고, 접적지역에서 철책 등을 설치하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한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장관을 접견하고 예술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예술인 공연 중 무대 배경화면에 러시아 파병 북한군의 모습이 공개됐다. / 사진=뉴시스(조선중앙TV) |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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