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건설기계 계열사 통합…매출 8兆 ‘HD건설기계’ 출범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합병을 통해 매출 8조원 규모의 ‘HD건설기계’(가칭)로 재탄생한다.

HD현대(267250)의 건설기계 계열사인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존속회사인 HD현대건설기계는 오는 9월 16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와 기업결합 심사 등의 후속 절차를 통해 내년 1월 1일 합병기일에 맞춰 HD건설기계로 출범할 예정이다. 새로운 합병법인을 이끌 대표는 연말 HD현대 사장단 인사에서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업계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시장의 요구에 보다 기민하게 대처하고 미래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HD현대건설기계의 100톤급 초대형 굴착기.(사진=HD현대건설기계)

건설기계 불황에 ‘계열사 통합’ 승부수

최근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은 고금리와 세계 건설 시장 침체로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 3조4381억원, 영업이익 1904억원으로 전년(매출 3조8250억원·영업이익 2572억원) 대비 각각 10%, 26% 감소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 역시 지난해 매출 4조1142억원, 영업이익 1842억원으로 전년(매출 4조6596억원·영업이익 4183억원) 대비 실적이 각각 12%, 56% 큰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기업들은 불확실한 시장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브라질, 인도 등 신흥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는 한편 선진시장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수익 장비 중심으로 재편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며 수익성 방어에 주력하고 있다.

합병법인 HD건설기계는 건설기계 브랜드인 HD현대건설기계의 ‘현대(HYUNDAI)’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디밸론(DEVELON)’ 1사 2브랜드 체제로 운영된다. 주력 사업인 건설장비를 비롯해 엔진, 애프터마켓(AM) 등 사업 전 영역의 고른 성장을 통해 오는 2030년 글로벌 톱티어 수준인 매출 14조8000억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규모의 경제’ 확보…수익원 다변화 추진

HD건설기계는 일원화된 의사결정 체계를 통해 △근원적 경쟁력 강화 △수익원 다변화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한다. 합병을 통해 제품 라인업을 최적화하고 지역별로 생산체계를 전문화해 규모의 경제 확보에 나선다. 콤팩트 장비 사업 확대를 통해 콤팩트부터 초대형까지 아우르는 건설장비의 풀라인업을 구축, 근원적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엔진 사업과 부품 교체·유지보수 중심의 AM 사업을 본격 육성해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통합된 연구개발(R&D) 역량으로 전동화·스마트 장비, 토탈 솔루션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

양사의 합병은 HD현대인프라코어 주주들에게 존속회사인 HD현대건설기계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병 비율에 따라 HD현대인프라코어 보통주 1주당 HD현대건설기계 보통주 0.1621707주가 배정된다.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은 “HD현대 건설기계 부문의 이번 합병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건설기계 산업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로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