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엘 쉬베 메르세데스-AMG GmbH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독일 아팔터바흐 AMG 공장에서 열린 ‘콘셉트 AMG GT XX’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독일 아팔터바흐=서재근 기자 |
[헤럴드경제(독일 아팔터바흐)=서재근 기자] “메르세데스-AMG는 고성능 전기차 세그먼트(차급)를 주도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단순히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넘어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나갈 것이며, 이러한 비전을 구현한 것이 이번에 공개한 고성능 전기차 ‘콘셉트 AMG GT XX’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브랜드인 메르세데스-AMG(이하 AMG)가 글로벌 고성능 전기차 시장의 선점 의지를 내비쳤다. 포뮬러원(F1) 기술 도입 등 톱티어 수준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둔 차별화 전략을 통해 내연기관을 넘어 고성능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미하엘 쉬베 AMG 최고경영자(CEO) 및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부문 총괄은 지난달 26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AMG 아팔터바흐 공장 인근의 한 호텔에서 ‘콘셉트 AMG GT XX’ 출시를 기념해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AMG를 벤츠의 전략적 핵심 축으로 삼기로 결정했고, 이제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서 새로운 장을 열고자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쉬베 CEO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 키워드로 ▷내연기관(ICE) 모델과 고성능 전기차 세그먼트 중심의 투 트랙 전략 ▷F1 기술 AMG 양산차 도입 ▷초격차 배터리 기술 개발 등을 제시했다.
먼저 그는 ICE 모델에 대한 지속적인 개발 의지를 드러냈다. 쉬베 CEO는 “여전히 내연기관을 선호하는 고객과 시장이 존재하는 만큼 AMG는 감성을 자극하는 고성능 내연기관 모델을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V8 파워트레인’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으로 고성능 전기차 분야의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쉬베 CEO는 “우리는 고성능 전기차 세그먼트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점유할 것”이라며 “AMG 전용 플랫폼인 AMG EA를 기반으로 한 첫 번째 콘셉트카인 ‘콘셉트 AMG GT XX’가 향후 고성능 전기차 개발 방향성을 보여주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세데스-AMG가 지난 25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공개한 ‘콘셉트 AMG GT XX’ 외관. 독일 아팔터바흐=서재근 기자 |
쉬베 CEO는 AMG가 선보이는 미래 고성능 전기차의 차별화 요소로 ‘기술력’을 꼽았다. 그는 “우리는 F1의 기술을 순수 전기차에 도입하고 있으며, 영국에 있는 F1팀과도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며 “콘셉트 AMG GT XX에 적용된 배터리 및 전기 구동 시스템 등은 곧 출시될 양산 차량에 고스란히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콘셉트 AMG GT XX에는 새롭게 개발된 고성능 배터리와 결합된 3개의 축방향 자속 모터가 적용됐다. 벤츠의 자회사인 영국 전기 모터 전문업체 YASA가 개발한 모터는 기존 전기 모터(방사형 자속 모터)보다 훨씬 작고, 가볍다. 특히 기존 전기 모터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지속 출력과 높은 토크를 제공한다. 콘셉트 AMG GT XX의 최고 출력은 1360마력, 최고 속도는 시속 360㎞에 달한다.
한 차원 높은 전기차 배터리 기술 개발도 현재진행형이다. 쉬베 CEO는 “스스로를 퍼포먼스 브랜드라고 부를 수 있으려면, ‘지속 성능’을 갖춰야 한다”며 “현재 전기차 시장에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을 매우 빠르고 문제없이 해내는 전기차들이 많지만, 이를 반복적으로 시행하면 곧 성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AMG는 배터리와 전기 구동 유닛의 구성에 많은 리소스와 지식, 전문성을 투입해 지속 성능을 구현해 냈고, 콘셉트 AMG GT XX에 적용된 직접 냉각 방식의 배터리 등이 대표적이 사례”라고 덧붙였다.
콘셉트 AMG GT XX는 배터리의 성능을 극대화한 뒤, 직접 냉각 시스템을 통해 온도를 낮추도록 제어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역동적인 주행에서도 배터리가 높은 전력 예비량을 유지한다. 아울러 약 5분 만에 약 400㎞(WLTP)를 주행할 수 있는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다.
쉬베 CEO는 “AMG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은 전기 고성능 차량에서도 AMG 특유의 감성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라며 “저는 늘 ‘제품이 전부’라고 말한다. 매우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로 하여금 ‘이제는 전기차를 선택해도 아무것도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확신을 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쉬베 CEO는 미래 AMG의 디자인 방향성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콘셉트 AMG GT XX는 모든 디자인 요소를 ‘경량화’에 초점을 두고 미니멀하게 구성했으며, 일부 요소는 최종 양산차에도 반영될 것”이라며 “AMG는 감성적인 디자인에 있어 매우 강한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 영역에서 우리는 경계를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며, 미래 AMG 차량들은 더욱 대담해 지고, 차별화된 모습으로 소비자들에 다가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셉트 AMG GT XX’의 첫 번째 양산형 모델명 ‘AMG C590’ 외관. 독일 아팔터바흐=서재근 기자 |
또한 쉬베 CEO는 한국 기업을 비롯한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들과 파트너십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전기차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 기업과 협업해야 한다”며 “이는 우리가 배터리 공급업체를 ‘파트너’로 부르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국 기업들과도 배터리 공급 등 다양한 파트너십 구축 방안에 관해 머리를 맞대고 있으며, 이미 일부 부품은 한국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라며 “아직 어떤 기술 분야에서 논의를 진행 중인지 공개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한국 기업들이 보유한 기술력, 혁신 정신, 그리고 특정 분야에서의 리더십이 저희에게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AMG는 지난달 25일 아팔터바흐 공장에서 F1의 기술과 공기역학, 배터리 및 배터리 관리, 전기 구동 유닛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 걸쳐 최첨단 기술력이 적용된 고성능 콘셉트카 ‘콘셉트 AMG GT XX’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콘셉트 AMG GT XX’의 첫 번째 양산형 버전의 모델명은 ‘AMG C590’으로 확정됐으며, AMG C590은 콘셉트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돼 내년부터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