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영환 기자] 배우 김래원이 자신을 둘러싼 연기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아주 잘 해냈다"는 총평. 흡사 SBS 월화드라마 `천일의 약속` 박지형이 TV 밖으로 뛰쳐나온 모습이다. 박지형처럼 김래원도 스스로에 대한 완고한 신념을 드러냈다. "배역에 빠지면 잘 헤어나오지 못한다"는 게 소속사 관계자의 말. 김래원도 "영화 `해바라기`에서는 죽는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22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김래원을 만났다. 그의 말처럼 유쾌한 이미지의 김래원은 없었다. 한 여자에 대한 절절한 사랑으로 가슴앓이를 하는 한 남자 박지형과 같은 김래원의 모습이 엿보였다.
혼신의 힘을 다해 박지형을 그려내고 있지만 주변의 평가는 각양각색이다. 일각에서는 김래원의 연기력을 지적하는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김래원은 연기력 논란에 대해 당당했다. 배역을 "실수 없이" 소화한 배우로서의 근거 있는 당당함 쪽이었다.
김래원은 "같은 연기를 하고도 다른 작품이었다면 반응이 다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천일의 약속`은 "여자 쪽으로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는 것이 김래원의 설명이다.
`천일의 약속`은 치매, 곧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자 이서연(수애 분)에 대한 박지형(김래원 분)의 순애보적 사랑 이야기다. 박지형은 집안끼리 관계된 노향기(정유미 분)와 정혼 관계지만 서연의 병을 알고 끝내 사랑을 택한다. 김래원의 설명처럼 `천일의 약속`은 초반부에 서연의 병에 보다 초점을 맞췄다.
"저는 그렇게 해석해요. 여자가 아파야 그 아픈 여자를 나중에 지켜주는 남자가 더 절실하게 보이는 거죠. 그런 부분을 위해 여자의 극대화된 슬픔과 아픔을 표현하는 것 같아요. 앞 부분에서 저는 받쳐주는 쪽이었는데 9~10부 가면서 대본에 변화가 왔고 제가 욕심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김래원은 "사실 주변 반응이 의식되긴 한다"면서 "물론 작은 부분 놓친 곳도 있지만 크게 실수한 부분은 없다"고 자평했다. "(작가) 김수현 선생님도 잘 하고 있다고, 여우같이 영악하게 하고 있다고 하셨다"며 "여자 드라마인데 제가 저를 보이게 연기하니 여우같다고 하신 것 같다. 칭찬으로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천일의 약속`은 중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지형과 서연의 사랑에 다시 초점을 맞춘다. 전반부와 다르게 김래원은 서연을 사랑하는 연기와 함께 아픔까지 표현해야 하는 두 가지 숙제를 들고 있다.
"앞 부분에 지형의 모습은 좀 답답했잖아요. 답답함이 있는 사람이 희생적이고 절실한 사랑했을 때 후반부에 더 돋보이지 않을까 생각도 해요. 지금까지는 대본에 `…`으로 표현된 부분도 나름대로 연기했는데 이제 제 감정이 어느 정도 드러날 테니 좀더 수월해질 것 같기도 하고요."
또래보다 연기를 빠르게 시작한 탓에 김래원은 벌써 연기 16년차의 베테랑이다. 그러나 군 제대를 마치고 난 뒤 처음 택한 `천일의 사랑`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31살 배우로서 지금이 김래원의 시작이에요. 30대에 들어서 가수처럼 앨범을 만든다면 차곡차곡 모아 두고 싶은 심정이죠. 그 첫 작품에 `천일의 약속`이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본인의 바람만큼 끊이지 않는 연기 욕심도 드러냈다. 김래원은 "원래 이번 작품을 하고 몇 달 쉬려고 했는데 안될 것 같다"며 "아직 드라마에서 할 것이 많다지만 연기에 대한 갈증이 풀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영화에서 비슷한 캐릭터를 다시 연기해보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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