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5.06.30.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첫 일성은 '주식회사 대한민국 건설'이다. "대한민국에 투자하십시오"를 외쳤던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대한민국을 민간의 주식회사처럼 경영해야 한다는 것을 혁신의 기본방향으로 잡았다.
문제는 '어떻게'다. 방향성은 구 후보자가 지난해 11월 펴낸 저서 '레볼루션 코리아'(Revolution Korea)에서 엿볼 수 있다. 구 후보자는 이 책을 두고 평소 "생각해왔던 정책 방향과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을 모두 정리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해왔다. '레볼루션 코리아'의 1장 제목도 '주식회사 대한민국 건설'이다.
구 후보자는 저서에서 "국가 운영에 기업의 경영 개념을 도입하자. 국가 운영의 결산도 민간의 주식회사처럼 철저한 수익·비용 개념으로 해야 한다"며 "우리만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세계 10위 이내 선진 국가와의 경쟁에서 대한민국은 결코 승리할 수 없고 글로벌 경쟁에서 장기적으로는 국가로서 존립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은 대한민국의 진짜 주주, 공무원은 대한민국을 운영하는 핵심 사원으로 표현했다. 대통령과 장·차관, 국회의원 등은 핵심 경영자로 규정했다. 특히 국가기관과 공무원 등을 거론하며 "해마다 주주들에게 행복 배당을 높이기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고민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구 후보자는 그 고민을 저서에 담았다. 공무원이 복지부동한 이유로는 감사와 수사를 꼽았다. 적극적으로 일하면 직권 남용, 소극적으로 일하면 직무 유기로 처벌받는 현실을 빗댔다. 공무원이 민간과 만나는 접점을 줄이는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을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도 했다.
구 후보자가 판단한 대한민국의 위기요인은 △저출생·고령화 △국가경쟁력 저하 △기후변화·저탄소 경제 등이다. 기회요인은 글로벌 경제와 글로벌 시장의 확대로 봤다. 구 후보자는 "내수시장의 규모가 작은 대한민국의 한계를 고려하면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이 불가피하다"며 정부 거버넌스 혁신, 글로벌 1등 목표 등의 과제를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도 강조한다. 시장실패에 대한 우려 탓이다. 더 큰 문제로는 극단적인 양극화를 지적했다. 구 후보자는 "기본적인 방향은 자유시장경제에 맡긴다고 하더라도 시장실패가 확인되면 이를 보완해야 할 책무는 정부에 있다"며 "시장에서 경쟁하다가 낙오한 사람들을 정부는 보살펴야 한다"고 했다.
추격경제 시스템의 한계도 구 후보자가 중요하게 보는 대목이다. 저서에서 "과거 추격경제의 성장 패러다임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성장 방정식이 깨지자 청년층과 비수도권의 어려움이 가중된다고 봤다. 그렇다고 자녀를 돌봐야 할 중장년층의 사정이 좋은 것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구 후보자는 "일명 '신광개토 세계경영전략'을 범국가적으로 펼쳐야 한다"며 "세계적인 그룹인 방탄소년단(BTS)의 사례가 입증하듯이 글로벌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히트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는 무한한 기회와 보상이 주어진다"고 밝혔다. "세계 1등 제품과 서비스로 무장하라", "이념은 필요없다, 실사구시하라"는 점도 강조했다.
구 후보자는 대한민국을 혁신할 과제로 △AI 경제 혁신 △초혁신경제 혁명 △글로벌 경제 혁신 △저출생 혁신 △고령화 혁신 △지역균형 발전 혁신 △복지 혁신 △교육 혁신 △정치 혁신 △정부 혁신 △재정 혁신 등 11개를 제시했다. 'AI 전도사'라고 불리는 만큼 AI를 명단의 가장 위에 올렸다. 구 후보자는 최근 'AI 코리아'라는 책도 발간했다.
기재부 장관 후보자로서 주목할 부분은 재정 혁신과 관련된 내용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이 적지 않다. 가령 세금 1000원당 1점의 점수를 부여하는 '세금 점수' 제도를 도입하고 고득점 납세자에게 인센티브를 주자고 제안했다. 법인세와 양도소득세 세율의 지역별 차등화도 거론했다. 보조금은 출자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자고 했다.
구 후보자는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AI 등 신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고 성장의 기회와 과실에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어서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이 선순환하는 구조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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