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윤' 앞장서며 변화 물꼬는 텄지만
당 주류에 막혀 실질 성과 적은 한계
"이번 전당대회에는 출마하지 않아"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물러나며 국민의힘 구(舊)주류인 친윤석열(친윤)계를 향해 "기득권 구조를 혁파하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차기 당대표 선거에는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백의종군하며 당의 쇄신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1990년생 당내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국민의힘 수장이 된 김 비대위원장은 6·3 대선 패배 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에 앞장서는 등 변화의 물꼬는 텄지만, 옛 친윤(친윤석열)계와 대구·경북(TK)으로 대표되는 당 주류 기득권의 벽을 끝내 넘지 못한 채 실질적 혁신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보수재건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지난달 15일 '대선 후보 교체 파문'으로 사퇴한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의 후임으로 공식 취임한 지 47일 만이다.
당 주류에 막혀 실질 성과 적은 한계
"이번 전당대회에는 출마하지 않아"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물러나며 국민의힘 구(舊)주류인 친윤석열(친윤)계를 향해 "기득권 구조를 혁파하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차기 당대표 선거에는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백의종군하며 당의 쇄신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1990년생 당내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국민의힘 수장이 된 김 비대위원장은 6·3 대선 패배 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에 앞장서는 등 변화의 물꼬는 텄지만, 옛 친윤(친윤석열)계와 대구·경북(TK)으로 대표되는 당 주류 기득권의 벽을 끝내 넘지 못한 채 실질적 혁신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보수재건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지난달 15일 '대선 후보 교체 파문'으로 사퇴한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의 후임으로 공식 취임한 지 47일 만이다.
예상대로 이른바 '5대 혁신안'을 내걸고 당의 개혁을 주도하려 했지만 끝내 관철시키지 못한 점에 대한 아쉬움을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저는 대선 후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를 비롯한 당 개혁 과제를 제시했고, 많은 의원들과 당원분들이 방향에 동의해주셨지만 정작 당의 의사결정에는 가까이 가지도 못했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장 본인의 말처럼 개혁 의지가 끝내 주류 기득권의 벽을 넘지 못한 점이 '김용태 비대위'의 최대 한계로 꼽힌다. 개혁의 핵심인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시도 진상규명 △당론 결정에 원외와 국민 생각 반영 등 대부분 내용이 당내 반대에 관철되지 못했다. 취임 일성으로 "국민이 놀랄 정도의 빠른 변화"를 약속한 게 무색해지는 초라한 성적이다. 그나마 '조기 전당대회 개최' 요구는 받아들여졌지만, 그 자체로 혁신적 성과라 평가하긴 어렵다.
김 비대위원장은 '기득권 구조'가 당의 혁신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 당에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는 깊은 기득권 구조가 있고, 그 기득권이 당의 몰락을 가져왔으면서도 근본적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면 미래가 없다"고 단언했다. 개혁 추진 과정에서 승부수로 던진 '5대 개혁안 전당원 투표'가 무산된 배경을 두고도 "만약 당원 여론조사에서 찬성 여론이 높으면 의원총회가 (혁신을) 가로막고 있던 것처럼 비춰질까봐 의원들이 반대한 것 아니겠냐"고 했다.
"보수 야당 국민 신뢰 받지 못하는 건 尹정권 유산 때문"
사실상 친윤 구주류와 영남권 의원들을 정면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금 보수 야당이 아무리 맞는 말을 해도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윤석열 정권의 유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TK나 과거 친윤으로 대변되는 주류 의원 세력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개혁이 가능하겠냐'는 취재진 질문에 "자연스럽게 당내 기득권 세력은 와해될 거라고 생각하고, 그게 시대정신"이라며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몸부림쳐도 와해될 수밖에 없는 게 순리와 상식에 맞다"고 답했다. 대선 이후 국민의힘 개혁 의지를 점수로 말해달라는 요청에는 "빵점"이라고 답했다.
다만 구주류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모양새다. 한 초선 의원은 "김 비대위원장은 임기가 끝났고 나머지 논의는 새 지도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구주류에선 김 비대위원장이 개혁안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내부 의견 수렴 절차가 미흡해 오히려 당내 분란만 촉발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편 김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당대표 출마설에는 "이번 전당대회 출마하지 않는다"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바로잡기 위해 공감하는 세력들이 연대해서 기득권과 싸울 텐데, 그 과정에 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저는 물러가지만 제2, 제3의 김용태가 함께할 것"이라며 "개혁 가치를 공감하는 세력이 연대해 계속해서 기득권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도 했다.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