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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춘식 할아버지 사문서 위조한 자녀들…3억대 ‘3자 변제’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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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30일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가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열린 일제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한 초등학생이 쓴 편지를 들으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2019년 10월30일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가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열린 일제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한 초등학생이 쓴 편지를 들으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일제 전범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승소를 이끈 고 이춘식 할아버지의 제3자 변제금 수용 배경에는 자녀들의 사문서 위조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서부경찰서는 “지난 25일 이 할아버지 자녀 2명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광주의 한 병원에서 알츠하이머로 입원 중인 이 할아버지에게 병원 서류라고 속여 제3자 변제금 신청서에 서명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달 30일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이들에게 3억원대의 판결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큰아들 창환씨는 기자회견을 열어 “아버지의 뜻이 아니었다”고 반박했고 경찰에 두 동생을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할아버지는 올해 1월27일 101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경찰 조사가 진행되자 입건된 자녀 중 한명은 범죄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할아버지를 지원했던 임재성 변호사의 말을 들어보면 병원 복도에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직원으로부터 신청서류를 건네받은 두 자녀는 병실에 들어가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서류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할아버지가 “제3자 변제금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언론 인터뷰도 참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쪽이 입건된 이 할아버지의 자녀들을 종용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임 변호사는 “아직 검찰 수사가 남아 있지만 이 할아버지가 명예를 지켰다는 사실이 알려져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광주에서 태어난 이 할아버지는 1943년 1월 일본 이와테현에 있는 일본제철 가마이시 제철소로 끌려가 임금을 받지 못한 채 일했고 1945년 1월부터는 일본 고베에서 미군 포로 감시원 생활을 하다 해방 뒤 귀국했다. 2005년 2월 일본제철 후신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2018년 10월30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윤석열 정부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국내 기업들이 낸 기부금으로 배상금을 대신 지급하는 제3자 변제안을 추진하며 전범기업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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