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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4역’ 박보영 “나만 잘하면 되는 드라마…디테일 살려 역할 구분” [인터뷰]

헤럴드경제 손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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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서울’ 주인공 쌍둥이 자매 역
“시청자 반응 기대 이상…아쉬움 없어”
“지금 이대로 괜찮다는 위로 전해지길”
[BH엔터테인먼트 제공]

[BH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연기 차력쇼’라는 수식이 아깝지 않았다. 1인 2역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1인 4역을 해냈다. 얼굴이 똑같은 쌍둥이 자매. 그 두 사람이 서로의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 뻔한 듯 어색하지 않고, 그래서 뻔하지 않게 빚어진 이야기는 박보영의 연기력이 빛나 가능했다.

지난 29일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이 12화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미지의 서울’은 잠시 각자의 삶을 살게 된 일란성 쌍둥이 미지와 미래가 사랑과 인생을 찾아가는 성장기를 담은 드라마다.

열린 결말, 하지만 시청자들의 마음만큼은 꽉 채웠던 최종화는 10%가 넘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극 중 주인공 쌍둥이 자매 미지와 미래를 연기한 배우 박보영을 서울 강남구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났다.

“미지·미래 두 사람이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연기”
“저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드라마에 대한 자신이 있었어요. 정말, 저만 연기를 잘하면 사람들에게 좋은 드라마로 남을 거란 생각은 분명했어요”.

기대 이상의 시청자 반응에 얼떨떨하지만, 처음부터 좋은 드라마가 될 것이란 자신이 있었다. 최근 그는 촬영 시 힘든 순간은 다 잊고 많은 이들의 응원 속에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박보영은 “사실 촬영이 너무 힘들었는데, 매번 본방을 보면서 행복함과 뿌듯함을 느꼈다”면서 “아쉬움이 남는다기보다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작품”이라고 말했다.


박보영이 연기한 미지와 미래는 얼굴만 똑같지 달라도 너무 다른 캐릭터다. 쾌활한 성격의 미지는 붙임성이 좋고 말수도 많지만, 어릴 적부터 참는 것이 익숙한 미래는 과묵하고 속을 알 수 없는 캐릭터다.

한 명의 배우가 연기하는 같은 얼굴의 캐릭터지만, 극 중 박보영이 연기해 내는 쌍둥이 자매는 확연히 별개의 인물로 느껴진다. 배경 설명이 없어도, 표정만 봐도 시청자가 이 인물이 미지인지, 미래인지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심지어 촬영 당시 스태프들도 그날 박보영이 풍기는 분위기만으로 오늘 미지와 미래 중 누구의 신을 찍는지 알아맞혔다고 할 정도다.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인물 곳곳에 심어놓은 디테일과 연기의 힘 덕분이었다.

[BH엔터테인먼트 제공]

[BH엔터테인먼트 제공]



박보영은 “감독님과 이야기할 때 미지와 미래를 너무 다르게 연기하지 말자고 이야기를 나눴다. 심지어 감독님은 내게 ‘두 사람이 한 사람이라고 생각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면서 “목소리 톤을 다르게 한다든가 하는 연기 방식은 지양하고, 조금씩 디테일을 잡아서 두 자매를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극초반, 미지는 숨 막히게 힘든 삶을 포기하려는 미래에게 손을 내민다. “관두지도 말고 버티지도 말고 대신 해줄게”라고. 그렇게 두 사람은 서울과 두손리에서 살아온 각자의 삶을 바꾼다. 미지가 된 미래, 미래가 된 미지의 모습에도 알고 보면 두 사람의 진짜 정체를 알 수 있는 세세한 설정들이 숨어있다. 박보영은 “저희 나름대로 정말 애를 많이 썼다”며 웃었다.

그는 “(미래일 때) 미지는 잔머리가 나오게 머리를 묶고, 미래는 그것이 없이 깔끔하게 머리를 묶는다”면서 “아이라인을 그릴 때도 미래는 점막을 채워서 또렷해 보이고, 미지는 아이라인 꼬리만 살짝 하는 등의 디테일이 있다”고 설명했다.

삶을 바꾼 쌍둥이 자매에게 사랑이 찾아온다. 미지의 오랜 첫사랑이었던 호수(박진영 분)와 딸기 농사를 하겠다며 불쑥 두손리에 나타난 세진(류경수 분)은 낯선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미지와 미래에게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따뜻한 위로가, 다시 딛고 일어설 수 있다는 밝은 에너지가 되어준다.


박보영은 “보통 메인남, 서브남이 있어서 한 사람과는 이뤄지지 않는데, 저는 둘 다 합법적으로 마음을 줘도 괜찮아서 좋았다”고 웃으며 “미지와 미래가 정말 자신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를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살고자 하는 것이 용감한 것…내가 듣고팠던 이야기”
‘미지의 서울’이 큰 사랑을 받았던 것은 지친 현대인을 향한 ‘공감’이 있어서다. 서울은 수많은 이들의 삶의 터전이면서 누군가에게는 꿈의 공간이고, 그 이면에는 실패와 좌절에 지친 영혼들이 부유하는 도시다. 드라마는 그런 ‘서울’이란 상징적 공간을 배경 삼아, 가끔 과거 스스로의 선택에 대한 후회를 쌓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속 공허함을 따뜻하게 달랜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 삶이라고.

시청자들을 향한 위로는 그에게도 와닿았다. 그는 “사슴이 사자를 피해서 도망가면 그게 쓰레기인 거냐, 소나기가 무서워서 피하면 그게 잘못된 거냐. 살자고 하는 건 다 용감한 거야”란 외할머니(차미경 분)의 대사를 언급하며 “배우이자 인간 박보영으로서 가장 듣고 싶은 말이었다”고 했다.

[BH엔터테인먼트 제공]

[BH엔터테인먼트 제공]



박보영은 “타인의 삶이 나보다 나아 보이지만, 알고 보면 저 사람의 삶도 녹록지 않다. 나아가서 타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마음이 나 자신에게도 적용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작품의 기획 의도”라면서 “살면서 후회하는 것들이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텐데, 그것을 후회만 하는 것이 맞을까’란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이 선택한 삶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던 미지와 미래는 삶을 바꾼 것을 계기로 새로운 미래를 그려나갈 힘을 얻는다. 제자리를 찾지 못한 퍼즐이 꼭 맞는 자리를 찾아간 느낌이다. ‘미지의 서울’이 12화를 거쳐오며 두 자매를 성장시켰던 것처럼 배우이자 인간 박보영에게도 성장의 경험을 안겨준 작품이 됐다.

그는 “늘 (배우로서) 사람들한테 뭔가 좋은 메시지를 주려고 하면서도, 내 스스로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서 “1인 2역을 소화하며 연기적으로도 조금은 한 단계 올라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미지의 서울’ 12화에서 주인공들은 새로운 인생의 챕터를 시작한다. 그들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맞았냐가 아닌, 그들이 또 다른 미래를 위해 나아가고 있다는 과정을 보여주며 끝난다. 박보영은 “나는 닫힌 결말을 좋아한다”면서도 “이강 작가의 스타일이 잘 녹아든 엔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진과 미래 같은 경우도 어떠한 관계가 시작할 것 같은 느낌으로 끝이 난다”면서 “어쨌든 모두가 자신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선택하고, 그 선택들이 모두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BH엔터테인먼트 제공]

[BH엔터테인먼트 제공]



박보영은 휴식기도 없이 내년에 공개되는 드라마 ‘골드랜드’를 촬영 중이다. 의문의 살인 미수 사건에 휘말리면서 돈과 사랑을 모두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희주 역을 맡았다. “지금까지 맡았던 배역 중 가장 어둡다”고 소개한 그는 차기작은 꼭 ‘밝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미지의 서울’ 등 최근 작품을 거치면서 박보영만의 밝은 느낌이 다소 옅어졌다는 생각 때문이다.

박보영은 “‘뽀블리’란 별명처럼 밝은 이미지는 항상 고민했던 부분이었고, 그래서 최근 2년 정도는 어두운 느낌의 캐릭터를 많이 하려고 시도했다”면서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내가 가졌던 텐션이 많이 내려갔다는 느낌이 들기는 한다. 이제 다시 시청자들이 가볍게 볼 수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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