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부터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2㎞ 이북 북방한계선을 따라 4곳에서 높이 4~5m 대전차 방호벽을 설치하고 있다. 전차의 이동을 막는 방벽의 길이는 수십m에서 수백m에 이른다. 사진은 남북을 잇는 철도인 강원도 동해선 철도 옆에 설치 중인 대전차 방호벽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
북한이 군사분계선(MDL·휴전선) 일대 철책 설치와 비무장지대(DMZ) 북방한계선 일대 방벽 설치 작업을 하겠다고 유엔군사령부(유엔사)에 최근 통보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북한이 유엔사에 작업 내용을 통보한 것을 두고 국방부는 “의미있는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지난 25일 유엔사와 북한군 통신선을 통해 비무장지대 일대 작업을 유엔사에 통보했다고 국방부가 이날 전했다.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는 군사분계선과 남방한계선 사이 비무장지대를 관할한다.
북한은 지난해 4월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와 군사분계선 이북 지역에 삼중 철책을 설치하고 대전차 방벽을 세우는 작업을 하다 겨울이 되자 지난해 연말 작업을 중단했다. 북한군의 작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군사분계선을 국경선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주 후반부터 군사분계선 근처 5~6곳에서 1천명 정도가 작업을 재개했다. 북한이 유엔사에 작업을 통보함에 따라 본격적으로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북한군 5천명이 10여 개 지역에서 작업했다.
북한군이 유엔사와 소통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여 만이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남북을 잇는 도로인 경의선과 동해선 일부 구간을 폭파하기 전에도 유엔사에 관련 계획을 통보한 바 있다.
국방부는 북한군이 유엔사에 작업을 통보한 것에 대해 남북 긴장 완화와 관련해 의미있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의 통보에 대해 “의도를 예단하긴 어렵다”면서도 “의미있는 메시지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하규 대변인은 “(북한이 보낸 메시지) 내용과 메시지를 보낸 것 자체를 다 의미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합동참모분부는 “북한군의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군사분계선을 침범하는 경우에는 원칙대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북한군이 통보해온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고 “사전 통보는 오해와 판단 착오의 위험을 낮추는 데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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