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 들어 교촌치킨, bhc, BBQ 등 주요 3사가 배달앱 대응 전략을 전면적으로 정비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수익 구조를 재조정하고 있다. 수수료 인상, 광고비 전가, 가격 이중화 같은 구조적 부담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플랫폼 종속 여부는 물론 브랜드 경쟁력에도 직결되는 상황이다.
먼저, bhc는 점주 자율성을 키우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본사가 제시하는 권장가 대신 매장별로 배달앱 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유연한 가격제'를 도입한 것이다. 수익성이 낮은 지역이나 배달 수요가 높은 상권에서는 가격을 인상하고, 포장·자가 배달 비중이 높은 매장에서는 권장가를 유지할 수 있어, 점주가 현장 상황에 맞게 전략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이 생겼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동일 제품의 가격이 달라지는 경험은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교촌치킨은 '배민 온리' 전략으로 방향 전환에 나섰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의 협약을 통해, 배민과 공공배달앱 '땡겨요' 등 일부 앱만을 중심으로 주문 채널을 재편한 것이다.
교촌 측은 수수료 인하와 마케팅비 부담 감소 효과를 누리는 동시에, 소비자 가격 인상 없이 가맹점 수익성을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했다. 쿠팡이츠에서는 철수했지만, 요기요는 점주 자율에 따라 일부 입점이 가능하도록 열어뒀다. 교촌은 플랫폼 선택과 집중을 통해 협상력을 높이고, 본사와 점주 간 갈등을 줄이려는 복합적 포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제너시스 BBQ는 일찍부터 자사앱 락인 전략을 강화해왔다. 2019년 업계 최초로 자체 주문 앱을 출시한 이후, 유튜브 '네고왕' 등 마케팅 이벤트를 통해 가입자를 단기간 내 수백만 명 단위로 늘렸다. 현재 BBQ 자사앱 가입자는 4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생일 쿠폰, 배달비 지원, 신메뉴 할인 등 다양한 전용 혜택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자체 CRM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관리하고 있으며,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시간대별 맞춤형 프로모션을 자동 실행해 재주문율과 가맹점 매출을 높이는 구조를 마련했다. 다만 자사앱 배달료가 상대적으로 높고, 소비자가 여전히 배달앱 환경에 익숙하다는 점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치킨업계가 수익 구조의 주도권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실험이기도 하다. 교촌은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수수료를 낮추는 전략, bhc는 가격 통제를 완화해 점주의 재량을 키우는 방식, BBQ는 자체 플랫폼으로 고객을 유도하며 수수료를 마케팅 비용으로 전환하는 모델을 선택했다.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수익성 회복과 소비자 접점을 지키기 위한 전략 조정의 일환이다.
특히 수수료, 가격 경쟁, 데이터 소유권 문제가 얽히며 플랫폼 중심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또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 당국도 플랫폼-프랜차이즈 간 협약 구조와 소비자 가격 변동에 주목하고 있어, 제도 환경 변화 역시 업계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배달 플랫폼 의존도가 높지만, 각 브랜드의 배달 전략이 향후 1~2년 내 수익 구조를 전면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승부는 누가 먼저 지속 가능한 배달 모델을 안착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충성도가 높은 치킨 시장이라 해도, 소비자는 가격과 배달비, 앱 접근성에 따라 플랫폼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이제 브랜드 인지도만으로는 이들을 붙잡기 어렵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충성도보다 중요한 건 주문 편의성과 가격 메리트"라며 "소비자 입장에서 플랫폼 간 장벽이 낮아진 만큼, 각 브랜드는 더 이상 배달앱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독립 모델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데이터와 고객 접점을 누가 선점하느냐의 싸움"이라며 "단기 수익성보다 장기 운영 구조 재편에 초점을 둔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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