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전경 |
한국은행이 추진 중이던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실거래 테스트 '프로젝트 한강'의 2차 테스트를 보류하기로 했다.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CBDC 실효성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최근 CBDC 실거래 1차 테스트에 참여한 은행들과의 비대면 회의에서 올해 4분기로 예정됐던 2차 테스트를 일단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향후 2차 테스트 진행 시기 등 CBDC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 정부의 명확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책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2차 테스트는 적지 않은 인적·물적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와도 논의하고 은행과도 협의해서 시작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 한강은 한은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부터 이달 말까지 3개월 동안 7개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IBK기업·BNK부산)과 진행한 디지털화폐 실거래 테스트다. 테스트는 일반 국민 약 8만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은행 예금을 디지털 화폐인 '예금 토큰'으로 변환해 편의점이나 카페 등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예금 토큰 디지털 화폐지만 실제 은행 계좌에 있는 예금을 토큰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원화와 같은 화폐 가치를 갖는다.
한은은 이달말까지 1차 테스트를 마무리한 뒤 시스템 정비를 거쳐 4분기 중 2차 테스트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2차 테스트에서는 사용처 확대와 개인간 송금 기능 등을 추가해 테스트를 진행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달러 스테이블코인 이용세 확산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에 속도가 붙으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화나 원화 등 법정화폐에 1대1로 가치를 연동하는 디지털 화폐다.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가치 안정성이 있다는 게 특징이다.
한은은 원칙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반대하지 않지만 은행권부터 우선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시장 혼란이나 이용자 피해를 막기 위해 안전판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다.
한편 지난 27일 진행된 한은의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비중있게 다뤄졌다. 일부 위원은 기술혁신 등의 관점에서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시급하다며 한은이 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태호 경제1부과장은 "경제 대전환의 시기에 뒤처지지 않도록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금융혁신 생태계 구축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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