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당시 이종범 코치 |
(MHN 권수연 기자) 이미 은퇴한 베테랑 야구인들이 많은데도, 굳이금 시즌을 치르고 있는 현역 코치에게 '예능 감독직'을 제의한 이유가 있을까?
이종범 전 KT 위즈 코치는 앞서 지난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를 앞두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KT 측은 이를 발표하며 "이종범 코치가 '최강야구' 감독 합류를 위해 퇴단을 요청했고, 구단은 감독과 협의해 이를 수락했다"고 전했다.
이 전 코치는 지난해 10월 KT에 합류하며 외야 및 주루 코치를 담당했다. 올 5월부터는 보직을 바꿔 타격 코치를 맡고 있었다.
이 전 코치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맹활약하며 '바람의 아들'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해태부터 KIA 타이거즈를 잇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했으며 KBO리그에서만 통산 1,706경기 출전, 타율 0.297, 194홈런 730타점 1,100득점 510도루를 기록했다. 15년 동안 9번 우승이라는 압도적인 활약으로 명실상부 한국 야구사에 큰 획을 그은 바 있다.
KT 위즈 이종범 전 코치가 야구 예능 프로그램 합류를 위해 팀을 떠났다 |
현역에서 물러난 후 2013년부터 한화 이글스를 거쳐 LG 트윈스, KT 등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오랫동안 쌓아왔다. 2017년부터 18년까지는 국가대표팀 주루코치를 담당한 바 있다.
그러나 올 시즌 벌인 무단 이탈에 가까운 행보는 현재까지 쌓아놓은 그의 커리어에 큰 흠집을 내고 말았다.
시즌 중 현역 지도자를 대상으로 예능 감독을 제의한 방송사 측이나, 이를 수락한 이종범 전 코치나 당황스러운 처사이기는 마찬가지다. 은퇴한 베테랑 스타 출신 선수나 감독이 산적한 판국에 굳이 이종범 전 코치를 콕 찝었다는 것은 프로 구단에 대한 존중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JTBC '최강야구'는 현재 기존 최강야구를 제작하던 스튜디오 C1측과 저작권 및 제작비 관련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장시원 PD가 이끄는 C1은 별도로 분리되어 현재 새로운 야구 예능프로그램인 '불꽃야구'를 촬영하고 있다. 기존 '최강야구'에 출연하던 김성근 감독 휘하 선수단이 모두 빠져나가며 '최강야구' 측은 새로운 제작진과 출연진을 뽑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최강야구'는 야구 프레임을 내세웠지만 '예능'이다. 가장 먼저 색다른 재미가 있어야 하고 기존 야구팬들의 흥미를 끌 만한 요소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화제성으로도, 스타성으로도 밀리지 않을 만한 이름값이 필요했다. 이 모두를 고려한 끝에 '최강야구'측이 선택한 사람이 바로 이종범 전 코치였다.
현역 시절 레전드 스타였던 이 전 코치의 네임밸류는 확실한 명함이나, 데려가는 과정이 아주 크게 잘못됐다. 이 전 코치 역시 포스트시즌 진출이 걸린 중요한 순위 싸움을 벌이던 도중 무책임하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퇴단했다. 이 전 코치는 1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도자 커리어를 쌓았지만 현재까지 프로팀 감독으로 선임된 적이 없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감독이 하고 싶어도 그렇지, 시즌 중 예능 감독으로 빠져나가면 어떡하느냐"는 비판이 줄을 잇는 상황이다.
이처럼 무책임한 과정과 조율 이슈로 출발한 새 예능 프로그램은 자연스럽게 설득력을 잃게 된다. 이종범 전 코치가 예능 감독으로서 대성공을 거둬도 한동안 꼬리표가 떨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당하지 않은 캐스팅 과정으로 인해 실패 리스크 또한 두 배로 커진 셈이 됐다.
한편 JTBC측은 현재 신규 제작진과 함께 '최강야구' 네 번째 시즌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KT위즈,MHN DB, JTBC 최강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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