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더게임스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모인의 게임의 법칙] 중국의 텐센트, 그리고 넥슨이란 기업

더게임스데일리
원문보기
[모인]
중국 게임기업 텐센트의 움직임이 한마디로 거침이 없다. 기웃거림 없이 맹렬히 달려 들고 있다.

최근 외신에 의해 보도된 내용이긴 하지만, 텐센트가 국내 최대 게임기업인 넥슨을 인수하겠다고 알린 것도, 표면적으론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한 듯 하지만, 실은 이 같은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알려, 이를 논제로 삼고자 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할 것이다.

이러한 관측은 무엇보다 유력 경제 통신이라고 불리는 블룸버그에서 먼저 넥슨 소식을 전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 통신은 매우 앞서 가는 소식을 전하기도 하지만, 또 그 만큼 상당히 복합적이고 계산적인 기사도 많이 양산하는 통신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결국, 이 통신에 의해 넥슨도 중국 기업에 넘어갈 수 있다는 업계의 화두를 이끌어 내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이는 기업 인수합병을 위한 연착륙까지도 계산에 넣고 있다는 뜻이다. 즉, 당장은 아니지만, 언제 어떤 상황이 빚어져 넥슨이 텐센트에 넘어 가더라도, 이번 인수설 파장으로 큰 문제 없이 협상을 매듭 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전략의 중심엔 마화텅이란 텐센트 총수가 자리하고 있다. 그는 한때 잘 나가던 알리바바의 마윈과 함께 IT업계 스타로 불리운 인물이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마윈은 미운털이 박혀 숙청을 당한 반면, 마화텅은 끝까지 살아 남았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제 외교 정책에 묵묵히 호응하며 나선 결과다.

시진핑 주석의 핵심 외교 전략은 굴기(崛起)다. 산 처럼 벌떡 일어서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하면 최고봉의 자리를 차지하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쪽저쪽에서 편린들이 튀고 있다. 최근의 미중 무역 갈등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다 이 굴기 전략에서 비롯된 파열음에서 나온 결과다.


게임 굴기의 선봉에 서 있는 것이 바로 텐센트이며, 이를 진두 지휘하고 있는 인물이 다름아닌 마화텅인 것이다. 따라서 그는 세계 게임시장의 패권을 어떤 식으로든 차지해야 한다. 한국의 넥슨이란 기업을 우선 순위에 둔 것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바라볼 수 있다. 예컨대 상징적인 가치와 인수합병의 의미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주회사 NXC는 일본에 상장돼 있는 넥슨 재팬을 함께 거느리고 있다. 따라서 넥슨을 인수하게 되면 한일 양국의 굴기 기업을 일거에 한 손에 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고 있지만 일본의 유명 게임기업 몇몇 곳 역시도 이미 텐센트의 우산 아래 들어가 있다는 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문제는 중국 자본이 이처럼 물밀 듯 밀려 오게 되면, 문화 역시 종속이란 틀 속에 갇히고 마느냐의 여부다. 이에 대해 한가지 시사하는 사례 한 가지가 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의 컬럼비아 픽처스가 일본 가전기업인 소니에 매각된 것은 1989년이다. 재정난으로 코카콜라를 끌어 들였으나 끝내 이를 이겨내지 못했다. 결국 소니에 당시 돈 34억 달러에 피인수됐다. 작은 돈은 아니지만 큰 돈 역시 아니었다.

하지만 일본기업에 미국 영화사가 매각됐다는 소식은 미국 조야에 큰 충격이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빚어졌다고 했다. 컬럼비아 영화사의 상징처럼 여겨져 온 횃불 여신의 드레스는 벗겨지고 대신 일본의 기모노가 입혀진 여신 사진이 뉴스위크지 표지를 장식했다. 그만큼 파장이 컸다.

이어 유니버설 픽처스, 워너브라더스 MGM 등 주요 메이저 영화사들이 파나소닉 등 일본기업에 넘어가는 도미노 현상을 빚었다. 그나마 유일하게 살아남은 건 미국의 희망이자 꿈을 심어준다는 월트 디즈니 등 몇몇 영화사에 불과했다. 특히 월트디즈니는 매각 막바지 작업에서 미국 국민들이 거세게 투쟁하며 저항했다. 끝내 일본기업 손으로 넘어가는 길을 막아 선 것이다.


전 세계 영화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일본 자본이 들어왔다고 해서 문화의 주권마저 내 주지 않았던 것이다. 오늘날 일본 자본이 남아 있는 미국 메이저 영화사는 컬럼비아 픽처스 뿐이다. 하지만 이 영화사에서 제작하는 영화에서 그 자본에 의한 왜색은 찾아볼 수 없다. 고작 더한다면 일본계 미국 배우 출연 정도이다.

문화의 굴기는 특정 국가의 자본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게임의 굴기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중국기업 텐센트가 국내 주요 게임기업 등 콘텐츠 업계를 상대로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해서 달라질 건 하나도 없다. 일각에선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큰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의 자금 유입이 문제가 아니라 문화 소비자인 우리 국민들의 마음가짐과 이를 지켜보는 태도이다.

장기에서 차와 포를 떼고 이길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기필코 차와 포를 두고 하는 것이다. 미국 국민들이 끝까지 손을 놓지 않은 월트디즈니는 지금 세계 최강의 콘텐츠 집단이 돼 있고, 컬럼비아 영화사는 지금도 꾸준히 미국적인 삶과 문화를 스크린에 옮겨 담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텐센트의 굴기전략이 그렇게 배타적이고 아주 이기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온 라이엇게임즈의 대주주는 텐센트다. 2013년에 이어 2015년에 라이엇게임즈 주식 50% 씩 해서 100%를 모두 인수했다. 하지만 라이엇 게임즈 경영에는 일체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금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넥슨이 텐센트에 매각된다고 가정해 보자, 안팎의 사정에 의해 팔릴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의 월트디즈니 처럼 넥슨이 국민적 기업이라고 생각한다면 과연 팬들의 반응은 어떻게 나타날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달려들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마지못해 손을 놓을 것이다.

넥슨에 묻고 싶다. 넥슨의 아이텐티티는 지금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

[본지 발행인 겸 뉴스 1 에디터 inmo@tgdaily.co.kr]

<저작권자 Copyright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이민정 이병헌 션 리차드
    이민정 이병헌 션 리차드
  2. 2그린란드 지정학적 갈등
    그린란드 지정학적 갈등
  3. 3아시안컵 한일전 패배
    아시안컵 한일전 패배
  4. 4이재명 가짜뉴스 개탄
    이재명 가짜뉴스 개탄
  5. 5김하성 부상 김도영
    김하성 부상 김도영

더게임스데일리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