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3주년 기념행사에서 해전 영웅들의 얼굴 부조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2025.6.2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
국민의힘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30일 물러난다. 35세로 당내 최연소 의원인 김 위원장은 권영세 전 위원장이 ‘후보 교체 파동’으로 물러난 직후부터 국힘을 이끌어왔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비판해 왔고, 대선 때 윤 전 대통령이 김문수 후보 지지 입장을 밝히자 “국힘 근처에 얼씬도 말라”고 했다. 대선 이후에는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와 대선 후보 교체 파동 진상 규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혁안을 추진했지만, 윤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당내 구주류의 반대로 무산됐다.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는 과거의 당론을 수정하는 차원을 넘어, 작년 비상계엄부터 탄핵소추안 가결, 그리고 대선 전 과정에 대한 국힘 차원의 공개 반성문을 쓰는 일이었다. 국힘에 등을 돌린 국민에게 변화와 쇄신의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의도에서 추진됐다. 그러나 탄핵 정국을 주도했던 구주류들은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날 수 있는 개혁안에 반발하며 김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유권자들은 지난 대선을 통해 국힘에 해체 수준의 변화를 요구했지만 국힘은 대선 한 달이 다 돼가도록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선에서 41% 득표한 것을 두고 “졌지만 잘 싸웠다”며 자족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선거에서 이긴 정당처럼 행동한다”는 비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결국 계엄과 탄핵에 대한 반성문 한 장 남기지 못했고, 새 원내 지도부 역시 구주류의 지지를 받은 인사들로 구성됐다. 이런 퇴행적 모습에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힘 지지율은 대선 득표율의 절반 수준인 20%대 초반으로 하락했다.
국힘은 원내 지도부를 중심으로 다시 비대위를 구성하고 이 비대위가 8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혁신안을 마련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변화에 대한 절박함을 느낄 수 없는 인물들로 비대위 간판만 바꾼다 한들 무슨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겠나. 민주당이 협치를 하자면서도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며 국힘을 투명 인간 취급하는 것은 야당을 쉽게 보기 때문이다. 야당의 실패는 정부·여당을 오만하게 만들고 이는 국가적으로도 불행한 일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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